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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제의 혁파, 새로운 세계의 도래를 맞이했던 힌데미트의 소회가 담긴 작품
치열하게 자신의 시대와 대화하며 나아갈 방향을 모색했던 힌데미트의 오페라 3부작(<살인, 여자들의 희망>, <누슈-니쉬>, <성녀 수잔나>)은 그가 ‘낡은 세계가 폭발한 시대’라 규정한 첫 번째 세계 대전 이후 시대 인식을 ‘성적 메타포’에 실어 풀어낸 수작이다.
이 중 본 음반에 수록된 두 작품 - 미얀마의 마리오네트 인형극에 토대를 둔 <누슈-니쉬>, 수녀원을 배경으로 ‘신성모독’급의 파격적인 줄거리를 갖고 있는 <성녀 수잔나>는 동서양 ‘성과 속’의 불가피성과 불가해성 - 욕망과 제도의 괴리를 통해 아수라 같은 혼란상을 묘사하고 있다.
마티아스 그뤼네발트 작품인 이젠하임 제단화를 소재로 한 <화가 마티스>는 종교 개혁에 대한 힌데미트의 관심을 보여준다. 구체제의 혁파, 새로운 세계의 도래를 맞이하고 있던 힌데미트의 거침없는 소회가 담긴 명작, 작곡가의 속내를 읊는 듯 마린 알솝의 확고부동하고 명쾌한 해석은 압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