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 돌아온 ‘괴짜 박사 프록토르’ 시리즈 
‘괴짜 박사 프록토르’ 시리즈는 북유럽 최고의 범죄, 추리 소설에 수여하는 ‘유리 열쇠상’을 수상한 ‘형사 해리 홀레’ 시리즈의 저자 요 네스뵈가 선보이는 판타지 동화이다. 노르웨이를 대표하는 비주얼 아티스트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인 화가 페르 뒤브비그가 시리즈의 그림 작업에 참여했다. 연필 선과 최소한의 색으로 인물들의 감정과 상황을 독특하게 표현해 색다른 그림을 보는 재미가 있다. 두 작가의 결과물인 ‘괴짜 박사 프록토르’ 시리즈는 노르웨이에서 1권이 나오자마자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며 어린이 동화 부문의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노르웨이 어린이도서상’의 ‘베스트 도서상’ 후보에도 올랐다. 그리고 북유럽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어 현재 5권까지 출간되었다. 흥미롭고 환상적인 이야기로 1, 2권은 모두 영화로 제작되어 노르웨이와 독일, 영국 등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 한국에서는 2019년 『신기한 방귀 가루』(1권)와 『신기한 비누 거품』(2권)이 출간되자마자 ‘북유럽 최고 범죄, 추리 소설 작가의 판타지 동화’로 화제가 되었고,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들의 호응도 얻었다. 『달 카멜레온을 막아라!』(3권)를 시작으로 4, 5권(완간)이 곧 출간될 예정이다.
‘최후의 승리자들’이 된 프록토르 박사와 리세와 불레 이번에는 달 카멜레온으로부터 세상의 종말을 막는다! 노르웨이 국민들 모두 TV 앞에 앉아 스웨덴에서 온 척추 지압사이자 지휘자인 할바르 테노레센이 이끄는 합창단 경연을 보고 있다. 테노레센은 최면술에 능해서 합창단 경연을 보기만 해도 사람들이 최면에 걸린다. 이상한 점은 이뿐만이 아니다. 합창 경연 이후로 집마다 양말이 사라지는 일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프록토르 박사는 정황상 달 카멜레온의 짓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들의 등장은 곧 세상의 종말이 다가왔음을 암시하는 것에 낙담한다. 불레와 리세는 《세상에서 가장 끔찍한 동물들》이라는 책에서 달 카멜레온의 정체를 살펴보고는 앞날을 걱정한다. 책에 따르면 달 카멜레온은 사람이나 배경 그 어떤 것으로도 위장할 수 있고, 사람을 와플 기계에 구워 먹고, 맞춤법을 틀리며, 양말을 훔친다고 했다. 그래도 언제나 해결책은 있는 법! 합창 경연을 안 본 사람들은 최면에 걸리지 않았는데, 바로 프록토르 박사와 리세, 불레다. 이들은 스트로베 선생님, 그레고르 선생님을 포함해서 ‘최후의 승리자들’을 결성한다. 그들의 첫 임무는 달 카멜레온의 서식지를 찾는 거다. 프록토르 박사는 양말에 색소를 뿌린 다음 세탁기에 넣어 두고 달 카멜레온이 오기를 기다렸다. 그리고 프록토르 박사가 몸을 숨긴 사이, 달 카멜레온은 집에 침입해 그 양말을 신고 달아났다. 그러자 눈 위에 색소가 묻은 흔적이 남았고, 최후의 승리자들은 그 발자국을 뒤쫓았다. 그런데 그 발자국이 맨홀로 사라지고 만다. 
“여러분, 걱정 말아요. 제 희생을 헛되게 하지 마세요. 대신 여러분은 이곳에 남아서 이 사악한 위협 과 계속해서 싸워야 합니다.(중략)”불레는 엄지와 검지로 조그만 주근깨투성이 들창코를 잡고서 콧소리로 “안녕!” 하고 인사했다. 살짝 점프를 하는가 싶더니 시커먼 구멍 속으로 휙! 사라져 버렸다. (본문_193쪽)
용감한 불레가 먼저 들어가자, 오슬로 하수관 생태를 아주 잘 아는 그레고르 선생님이 마지못해 뒤따라간다. 하수관을 힘겹게 통과해 도착한 곳은 노르웨이 왕궁이었다. 불레는 그레고르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빛이 있는 난간을 향해 올라간다. 그곳에는 합창 경연에서 우승한 뒤 국민들의 지지를 얻어 무능한 국왕을 몰아내고 대통령이 된 테노레센과 그를 따르는 자들이 대화를 하고 있었다. 대장인 테노레센을 포함해, 그들 모두 사람이 아닌 달 카멜레온이었다! 그들은 사람들을 최면에 빠지게 하는 것도 모자라 덴마크와 전쟁을 일으키려고 했다. 그런데 불레가 열고 들어온 창문을 닫으려고 달 카멜레온이 다가가자, 미처 피하지 못한 그레고르 선생님이 그에게 들키고 만다. 불레는 달아나 이 사실을 나머지 최후의 승리자들에게 전한다. 최후의 승리자들은 달 카멜레온이 대통령이라는 사실을 사람들에게 알리려면 최면을 멈추는 게 시급하다고 결론을 내린다. 그래서 수백 미터 전선 위를 지나, 말도 안 되는 행글라이더를 타고 날아 몇 번의 죽을 고비를 넘긴 끝에 국경 지역 별장에서 생활하는 국왕을 만난다. 최후의 승리자들은 현재 국민들이 처한 상황을 말하지만, 국왕은 총명을 잃고 의욕이 없는 상태로 신문에 나온 십자말풀이만 한다. 모두가 잠든 사이 하인은 모스기로 누군가에게 정보를 전달한다. 잠이 통 오지 않는 리세는 소리가 나는 쪽으로 다가갔고 모스 신호를 듣게 된다. 
반란군이 국왕을 만나러 왔다 (멈춤) 그들은 그 개구리를 구하고 싶어 한다 (멈춤) 어떻게 해야 하는가? (멈춤)리세는 기다렸다. 다음 순간 응답 소리가 딸깍딸깍 들려왔다.더러운 반바지 놈들! 요돌프 님 말씀하시길 그놈들의 머리를 떼어 아침밥으로 먹어라 (멈춤) 괴란 아침밥으로 먹으라니, 꾸물거릴 시간이 없다. 한시라도 빨리 이곳을 빠져나가야 했다. (본문_276쪽)
최후의 승리자들은 그레고르 선생님을 구하고, 덴마크와의 전쟁과 세상의 종말을 막을 수 있을까? 그리고 다시 평온한 삶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어딘지 모르게 어리숙하지만 매력적인 캐릭터 총출동  우리는 일을 해결하는 데 있어 큰 역할을 해낸 사람을 보고 흔히 ‘캐리하다’는 말을 한다. ‘괴짜 박사 프록토르’ 시리즈에는 항상 캐리하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1권에는 생사를 오가는 순간에도 유머를 잃지 않는 재기발랄한 빨강 머리 불레와 언제나 지혜로운 해결책을 제시하는 리세, 쓸데없는 걸 만드는 데 몰두하지만 결국 세상을 구하는 발명품을 만드는 프록토르 박사가 등장한다. 2권에는 이 세 사람을 수시로 생사기로에 서게 한 위협적인 인물이자, 프록토르 박사만 사랑한 여인 라스파, 악당 클로드와 하마에 쫓기는데도 리세와 불레를 지켜 주는 프록토르의 약혼자 줄리엣 마가린 등 자기 주관이 뚜렷한 멋진 여성들이 나온다. 『달 카멜레온을 막아라!』(3권)에는 프록토르 박사와 불레, 리세와 힘을 합쳐 세상의 종말을 막아 내는 독특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엄격한 성격으로 예의를 중시하는 정의로운 인물이자 누구보다 달 카멜레온에 맞서 싸우는 데 진심인 스트로베 선생님, 초반에는 독특한 행색으로 달 카멜레온이라 의심받지만, 새로운 생명체로 밝혀지고 난 뒤 달 카멜레온에게 붙잡혀 와플 기계에 들어가게 될지도 모르는 신세가 된 가엾은 그레고르 선생님, 모두 다 떠난 시골 마을에서 혼자 행글라이더 가게를 운영하는 세상에 단 하나뿐인 페테르 등 범상치 않은 인물들이 등장한다. 특히 우연한 계기로 정말 강력한 힘을 가지게 된 다리 일곱 개의 페루 흡입 거미, 페리를 눈여겨봐야 한다. 이번 모험에서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는 매력적인 존재이다.‘괴짜 박사 프록토르’ 시리즈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을 하나하나 자세히 살펴보면 어딘지 모르게 어리숙하고 엉뚱하면서도 아웃사이더 느낌이 물씬 난다. 그런데 이들이 다양한 사건의 중심에 서서 얼키설키하며 서로의 부족한 점을 보완해 주고 위기를 극복해 나가는 장면을 통해 세상은 홀로 살아갈 수 없고, 함께할 때 각자의 개성이 더욱 빛난다는 걸 보여 준다. 『달 카멜레온을 막아라!』(3권)는 1, 2권보다 더 예상하지 못한 사건들이 휘몰아치고 블록버스터 영화 한 편을 보는 듯한 이야기로 알차게 준비돼 있다. 독자들은 이 독특한 아웃사이더들의 매력에 풍덩 빠질 것이다. 
요 네스뵈의 용의주도한 스토리텔링이 빛나다!‘괴짜 박사 프록토르’ 시리즈는 탄탄한 구성과 속도감 있는 전개, 정밀한 개연성에 감탄하게 되는 이야기로 전 세계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작가는 기상천외한 아이디어 상품과 상상력의 세계로 독자들을 초대한다. 1권에서는 프록토르 박사의 대표 아이디어 상품 초강력 방귀 가루로 지하 감옥 탈출부터 하수관에서 펼쳐지는 아나콘다와의 결투, 노르웨이 독립 기념일에 터지는 지상 유일의 축포 쇼로 마무리되는 과정을 환상적으로 그려냈다. 2권에서는 프랑스 파리로 떠난 프록토르 박사를 구하기 위해 리세와 불레는 ‘방귀 가루’를 비롯해 ‘시간 여행 욕조’와 ‘시간 여행 비누’, ‘노즈클립’까지 다양한 발명품들로 시간 여행을 하면서 나폴레옹, 잔 다르크, 투르 드 프랑스 등 프랑스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과 사건들을 만난다. 『달 카멜레온을 막아라!』(3권)에서는 모든 등장인물이 ‘진짜’ 목숨을 여러 번 걸고 세상의 종말을 막기 위해 달 카멜레온의 비밀을 밝혀낸다. 1권은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 2권은 프랑스 현재와 과거, 3권은 노르웨이 전역을 배경으로, 모두 다른 결로 세상을 구하는 이야기다. 그리고 지금 우리 시대에 꼭 필요한 ‘재미있고 유쾌한’ 이야기이다. 자칫 허무맹랑하게 비쳐질 수 있지만, 빈틈없이 촘촘하게 복선이 깔려 있다. 오슬로 하수도에서 들려오는 이상한 소리, 프록토르 박사가 지붕 위에서 신고 있던 미완성 균형 잡기 신발, 2권에서 스쳐 지나간 다리 일곱 개 페루 거미의 재등장, 리세 아빠 사령관이 근무하면서 모스기를 사용한 일화, 프록토르 박사의 발명품 근육 강화 음료의 기능 등 갑자기 생뚱맞은 이야기나 이상한 설명이 나온다면 그건 작가가 독자들에게 주는 단서다. 그 단서에 주목해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작가의 치밀함과 용의주도함에 감탄하게 될 것이다. 걷잡을 수 없이 폭주하는 작가의 상상력이 말도 안 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아주 매력적이면서도 모두가 만족할 만한 결말로 이어진다. 요 네스뵈의 동화는 책 읽는 재미를 더하는 이야기로 어린이 독자들의 마음도 사로잡을 것이다. 시리즈를 더할 때마다 점점 더 깊고 넓은 상상력과 아주 기발한 발명품을 소개하는 것도 인상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