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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색으로 채운 가득함
유채훈 첫 미니앨범 [Podium]
앨범의 첫소리를 듣고 심히 당황했다. 기존에 알던 테너 유채훈과 다른 면모를 보여주었기 때문. 비단 첫 곡, 첫 소절의 파격이 아니었다. 미니앨범 다섯 곡 전체가 유채훈의 새로운 매력으로 채워졌고, 섬세함으로 잔잔하게 보듬는 감성 팝 싱어 유채훈을 만날 수 있었다.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그룹 활동을 통해 테너로서의 출중한 실력을 검증받은 그이기에 팝 싱어로서의 새로운 도전은 더 의미심장하다. 혼자 지휘대에 올라 곳곳에 숨겨진 자신의 섬세한 감성을 하나로 엮는다. 따사로운 햇살 내리는 대지를 살랑이는 바람과 새소리가 스치고, 넓은 여백은 그의 음색만으로 채워진다. 격정이 존재하지 않는 선명한 감성... 그 평온하고 순수한 감성이 작은 미소와 작은 눈물을 함께 이끈다.
‘지휘대’라는 뜻의 첫 솔로 미니앨범 [Podium]은 유채훈의 섬세한 표현력을 중심에 두고 만들어졌다. 클래식, 크로스오버 싱어로 활동하며 보여주지 못했던 유채훈의 새로운 매력에 깊이 취할 수 있는 수작이다. 유채훈의 테너로서의 감성을 기대했던 팬들에게는 그의 더 넓은 매력에 빠질 수 있는, 그의 기존 음악 스타일과 거리를 두었던 이들에게는 품격 있는 대중음악에 빠질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유채훈의 솔로 새 출발은 에코브릿지가 함께했다. 섬세함으로 감성의 심연을 끌어올리는 에코브릿지의 프로듀싱이 유채훈의 새로운 시작에 큰 힘이 되었음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변신을 위한 노력이 아닌, ‘나’의 새로움을 끌어내는 프로듀싱. 다섯 곡이 한 덩이의 감성으로 그려진 여백 속의 가득함. 함께 결과를 만들어 내며 서로에게 존경의 인사를 전하지 않았을까 싶다.
앨범은 ‘산책’으로 시작한다. 맑은 건반 사운드와 유채훈의 읊조림이 전부지만 4분의 러닝타임이 짧게 느껴질 정도로 감성이 두텁게 채워졌다. 한 번의 소리침도 없이 진한 여운을 남기는 묘한 매력의 곡이다.
유채훈의 산책은 타이틀곡 ‘별의 기억’으로 이어진다. 수록곡 중 가장 드라마틱한 전개를 보여주는 곡으로 드라마를 완성하는 유채훈의 다채로운 표현력이 곡의 핵심이다. 전형적인 발라드 곡이지만 감성을 아끼며 섬세하게 곡을 완성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만하다.
‘숨’은 노래 제목처럼 툭툭 숨을 내뱉는 듯한 무거운 감성으로 시작한다. 곡 전체를 채우고 있는 무거운 사운드가 인상적이며, 묵직한 사운드를 유려하게 끌고 가는 유채훈의 긴 호흡이 돋보인다.
이어지는 곡 ‘꽃’은 무거운 사운드의 자리를 현악이 대체한다. 앨범 전체의 감성적인 톤을 유지하지만 앨범 안에서 가장 격정적이다. 선명하고 파워풀한 클라이맥스는 기존 대중음악에서 접하지 못했던 감동이다. 대중음악 씬에서 유채훈의 활동이 더욱 기대되게 만드는 곡이다.
마지막 트랙인 ‘이대로 여름’은 유채훈이 오래전에 직접 썼던 시에 멜로디를 붙여 제작했다. 앨범 전체에 표현된 유채훈의 감성이 오래전부터 준비되어 있었다는 걸 알 수 있다. 뜨겁고 흥겨운 여름을 따스하고 평화로운 여름으로 만들어주는 곡. 사운드의 여백을 채운 새소리들이 참신하고 매력적이다.
성악가로서, 크로스오버 싱어로서, 대중음악 가수로서, 씬을 오가며 펼쳐질 유채훈의 다채로운 활동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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