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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이 숨을 쉬는 존재, 분명히 살아 있는 존재가
곁에 있다는 상상만으로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
평온한 나날에도 어김없이 피어오르는 과거의 상처와 미래의 불안
내면의 소용돌이를 잠재울 따뜻하고 부드러운 단 하나의 호흡법
외롭고 지친 청춘들의 시린 삶을 솔직한 시선과 곡진한 문체로 그려온 김혜나 작가의 두 번째 소설집이 출간되었다. 첫 소설집인 『청귤』로 “고통이 곧 삶의 증명임을 보여준다”고 평가받은 작가는 전작의 주제 의식을 이어받아 더욱 성숙해진 시선으로, 상처를 품은 인물들이 각기 다르게 아픔을 마주하고 겪어내는 과정을 감각적인 문체로 묘파해낸다. 내면에서 마구 소용돌이치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불안과 불편, 요가·명상·수련·음식·다도 등으로 표상되는 고요와 평화 속에서도 끊임없이 고뇌하고 번민하며 갈팡질팡하는 마음, 결과를 알 수 없음에도 미래로 나아가며 해답을 얻거나 얻지 못하는 인물의 이야기가 레드벨벳 케이크처럼 어우러진 작품집이다. ‘깊은숨’은 단편 〈가만히 바라보면〉에 나오는 단어다. 내면의 평화를 얻기 위한 요가의 호흡법을 의미할 뿐만 아니라 고뇌에 차서 내뱉는 한숨, 편안하게 휴식하며 내뱉는 숨, 내가 존재하고 살아 있음을 일깨우는 들숨과 날숨 등 다층적인 의미를 내포한다.
오지 않은 미래가 두려운 까닭은 결말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설사 비극으로 끝난다 해도 결과를 알 수만 있다면 의연하게 그 한가운데로 걸어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끝내 결과를 모른다면, 장밋빛 미래라 해도 더 이상 그쪽으로 다가가고 싶지 않았다. (…) 스스로 시작하고 끝낼 수 없다면 싹을 잘라버리는 게 나았다. 가만히 놔두었다가 발효의 과정을 지나 산패해버리는 탁주처럼 모든 것이 망가지는 결말은 보고 싶지 않았다. _본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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