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작가는 오래된 동네의 오래된 담과 문을 표현하기 위해 오래된 사진첩에서 다양한 사진 자료들을 찾거나 직접 찾아다니며 찍은 것을 자료로 해 새로운 이야기가 담긴 담과 문과 창을 탄생시켰다. 집이란 이렇게 사는 사람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 공간임을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아이가 가는 길 위의 여정을 충분히 담아내고 감상할 수 있게 하기 위해 병풍접지 방식을 선택해 책을 펼쳐볼 수 있게 만들었으며 책을 읽는 아이들은 길게 늘어선 그림을 통해 책의 물성을 새롭게 느끼게 될 것이다.
행복한 여우
사람들은 언제나 행복을 꿈꾸지요. 『행복한 여우』의 주인공인 붉은 여우도 그렇습니다. 자신의 빛나는 털을 가꾸고, 시간이 나면 산책을 하지요. 그러고 나면 자신만의 꽃밭을 가꾸는 붉은 여우에게 눈부시게 빛나는 털은 늘 자랑스러움이고. 언제나 자신의 외모에 대해서는 자신감이 넘칩니다. 행복하다는 생각이 절로 나지요. 게다가 완벽하게 꽃밭을 가꾸고 일상을 꾸려가는 붉은 여우는 어느 누가 봐도 모자람이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어느 날부턴가 흰 털이 희끗희끗 보이기 시작합니다.
연남천 풀다발
미처 보지 못하고 살았던 풀꽃들의 이야기다. 작가는 봄, 여름, 가을, 겨울 동안 매일같이 산책하며 관찰했던 홍제천 주변의 작고 낮은 풀들의 이야기를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냈다. 실제 산책한 곳은 홍제천이지만 동네 이름을 따서 연남천이라 이름 지었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거기 존재하는지도 몰랐던 도시의 풀꽃 속에도 삶이 담겨 있음을 깊이 있는 관찰을 통해 정갈한 색감과 정제된 언어로 그려내고 있다. 또한 풀 그림을 제대로 보여 주기 위해 누드제본을 선택했다. 양장본이지만 책의 펼침이 자연스러워서 전체 그림을 보기에도 수월하다.
슬픔을 건너다
인생에서 만나게 되는 상실감을 주제로 한 그림책입니다. 작가는 사람이 상실감이라는 감정에 놓였을 때 어떤 상태가 되는지를 차분히 따라가면서 보여 줍니다. 바닥으로 가라앉는 마음, 시린 상처, 막막함, 도저히 빠져나올 수 없는 상황에서 느껴지는 절망을 어둡고 차분한 색감과 조형적이면서도 공간미가 느껴지는 이미지로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커다란 포옹
이 책의 빛나는 미덕은 어찌 보면 복잡해 보이는 가족 이야기를 몇 가지 색의 크레용을 이용한 단순한 동그라미만으로 표현해 냈다는 점에 있습니다. 노란색의 아빠 동그라미와 빨간색의 엄마 동그라미가 만나 주황색의 내가 태어나게 되는 식으로 말이지요. 가족은 합집합이기도 하지만 교집합이기도 하고 부분집합이기도 합니다. 집합으로 모였다가 때론 그것이 해체될 수도 있음을 색의 가장 기본색인 빨강 파랑 노랑의 3원색과 그 변주만으로 이야기하는 놀라운 그림책입니다. 이 책을 아이와 부모가 함께 읽는다면 한부모 가족, 이혼 가족, 조손 가족 등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가족을 자연스럽게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 모두는 가족의 형태와 상관없이 사랑하고 행복할 권리가 있음을 알게 될 것입니다.
파이팅!
우리 시대의 엄마들을 위로하는 그림책이면서 가족들이 함께 읽고 이야기할 수 있는 그림책이기도 합니다. 누군가의 희생으로 지속되는 가족이 아니라 각자 자리에서 열심히 살아내는 한 사람 한 사람을 응원하며 살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마지막 장면의 가족 모두 슈퍼맨 복장을 하고 내일을 향해 내딛는 발에서 각자의 희망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파랗고 빨갛고 투명한 나
작가는 우리 각자가 가진 개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합니다. 처음에는 그저 작은 동그라미에 불과했던 우리들. 물론 그 동그라미는 모두 똑같지는 않습니다. 별 개성 없어 보이는 동그라미에 파란색 꿈이 찾아옵니다. 동그라미에게 파랑을 남겼지만 똑같은 파랑은 아니었지요. 새빨간 색의 열정도 찾아옵니다. 이 열정 또한 모두에게 빨간 흔적을 남기지만 모두 같은 빨강은 아니지요. 투명한 모습으로 찾아온 상상은 어떤 무늬를 남겼을까요? 저마다 상상하는 만큼의 다양한 무늬를 남겼을 것입니다. 각자 받아들이는 만큼의 결과를 흔적으로 남겼을 것입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은 그 무늬와 흔적으로 구성된 존재들이라는 것을 보여 줍니다.
적당한 거리
작가 전소영이 이번에는 관계에 대해 이야기하는 그림책 《적당한 거리》를 선보였습니다. 이번 책에서는 작가 본인이 좋아하는 집 안의 화분을 가지고 서로에게 상처를 주지도 않고, 받지도 않을 적당한 거리에 대한 생각을 담담해 풀어냅니다. 적당한 거리란 무엇일까요? 책장을 덮고 나면 적당한 거리란 물리적 거리가 아니라 그 사람을 배려할 최소한의 거리라는 사실을 천천히 깨닫게 될 것입니다. 식물과 나 사이는 물론 직장 동료 사이에도, 친구 사이에도, 가족 사이에도 상대방의 방식을 존중할 만큼의 거리는 필요한 법이지요. 그것이 작가가 말한 적당한 거리일 것입니다.
토마토 나라에 온 선인장
온통 빨간색 토마토만 사는 나라에 삐죽삐죽 가시가 돋친 초록색 선인장이 유학을 옵니다. 안 그래도 낯선 나라인데, 거리에서 만나는 토마토들은 자기와는 모두 다르게 생겼습니다. 군중 속에서 혼자만 다른 모습으로 선 누와의 외로움은 얼마나 컸을까요? 한 번도 살아 보지 못한 나라로 이민 간 이민자의 마음이 이렇지는 않을까요? 낯선 학교로 전학 간 전학생의 마음도 별반 다르지 않겠지요. 달그림의 신간《토마토 나라에 온 선인장》은 낯선 곳에서 외로움과 싸우며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위로를 건네는 그림책입니다. 이 책은 작가의 첫 그림책이자 네이버 그라폴리오 상상만발 책그림전 수상작입니
때
때에는 두 가지 뜻이 있습니다. 하나는 ‘피부의 분비물과 먼지 따위가 섞이어 생기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시간’을 뜻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몸에는 자연 때가 쌓이고, 그 때를 벗겨 내야 할 때가 찾아오지요. 때를 벗겨 내기 위해서는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고 쉽게 씻어 낼만큼 잘 불어 있을 때를 기다려야 하고요. 이렇듯 때가 가진 두 가지 의미를 모두 생각하게 하는 그림책입니다. 어린이책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발하게 활동하던 지우 작가는 신작 그림책 《때》에서 때가 가진 두 가지 의미에 주목했습니다. 때를 벗기는 행위를 통해 누구에게나 찾아올 적당한 시기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 주는 그림책입니다.
어떤 용기
현대인의 행복과 자아 찾기에 대한 우화 같은 이야기입니다. 이 책의 주인공 점부리는 흰뺨검둥오리입니다. 오리인 점부리는 성공한 사람의 삶을 동경합니다. 멋진 차, 멋진 집, 멋진 남편을 얻는 것이 성공이라고 생각한 점부리는 큰 회사에 들어가 인정받기 위해 열심히 일합니다. 별나게 생긴 외모가 성공을 방해한다고 생각해 매일매일 겨드랑이 털도 뽑고, 성형 수술을 위해 돈도 모읍니다. 거기다 다이어트도 하고, 뒤뚱거리는 걸음걸이도 고치겠다고 마음먹습니다. 이렇게 자신을 위한 시간은 포기하고 오로지 성공을 위해 달려왔는데, 어느 날 몸이 아파오기 시작합니다. 조금만 있으면 완벽히 아름다운 사람이 될 것 같은데, 여기에서 포기해야 하는 걸까요?
멸치의 꿈
작가 유미정의 첫 그림책인 『멸치의 꿈』은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았던 멸치의 모습을 찬찬히 들여다보게 합니다. 이름 없는 멸치들도 그 안에는 바다만큼 큰 꿈을 간직하고 있었음을 보여 줍니다. 바다에서 온 멸치가 바다로 되돌아갈 꿈을 꾸는 이유를 천천히 찾아가는 이야기입니다.
마음먹기
이 책의 주인공은 우리의 마음인 마음이입니다. 작가는 마음이를 사람들이 자주 즐겨먹는 식품인 달걀로 비유해 보여 줍니다. 마음이의 입장에서 바라봤더니 사람들은 마음을 하루라도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습니다. 마치 달걀 하나를 가지고 다양한 요리를 하듯이 여러 가지 방법으로 형태를 바꾸고, 또 바꾸지요. 어떤 날은 마음을 마구 두드리고, 어떤 날은 달걀 프라이처럼 휙 뒤집기도 합니다. 또 다른 날은 마음을 들들 볶으면서 가만두질 않고, 무침요리를 하듯이 이리저리 뒤섞기도 하지요. 매일매일, 아니 매순간마다 형태를 달리하면서 나를 지치고 힘들게도 했다가, 다시 한껏 즐겁고 기분 좋게 만들어 주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의 마음입니다.
천하무적 영자 씨
이 책에서 이화경 작가는 나이듦을 서러운 일로만 그리지 않았습니다. 노화라는 인생에서 피할 수 없는 한 부분을 속상하고 우울한 변화로 여기지 않고, 밝고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지요. 이러한 시선을 통해 영자 씨를 세월에 지지 않는 주체적인 캐릭터로 그려냈습니다. 크레파스를 이용한 다소 거친 표현 기법은 오히려 유쾌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비가 올까 봐
디지털 그림이 대세인 현실 속에서 흔히 보기 힘든 판화 그림책입니다. 피나무 위에 조각도로 그림을 새겼습니다. 판만 파는 데만 6개월이 걸렸습니다. 프레스기가 없어 발로 밟아 찍어서 만든 그림들이기에 한 장의 그림을 얻기 위해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습니다. 작가는 계획대로 되지 않고 다르게 찍히는 결과물을 보고 불안해하는 자신의 모습이 그림책 속 주인공의 불안과 미묘하게 겹쳤다고 고백합니다.
검정토끼
토끼라는 상징을 통해 지구의 아픔을 이야기하는 그림책입니다. 하지만 작가는 문제를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방식을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아픔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대신 은유적이면서도 아름다운 방식으로 그려 냅니다. 현실의 끔찍함을 오색찬란한 색으로 표현해 오히려 그것이 가진 슬픔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표현 방식은 은유적이지만 메시지는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 이대로 두어도 정말 괜찮은지 정면으로 질문하는 그림책이기도 합니다.
엄청난 눈 : 2020 우수출판콘텐츠 선정작
이 책에서는 아무것도 그려지지 않은 흰 종이가 눈이 되고, 눈사람이 됩니다. 그때 눈사람의 크기는 각자 상상할 수 있을 만큼의 크기입니다. 내 키 높이 정도일 수도 있고, 나무 높이만 할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하늘까지 닿을 정도로 큰 눈사람을 상상해 볼 수도 있습니다. 작가는 배경을 극도로 줄여 그림책 안에서 원근감과 스케일을 느끼게 작업했습니다. 배경이 되는 흰색 외에 파랑과 노랑, 두 가지 색만으로 주인공 캐릭터와 그 동작에 주목하게 했습니다. 엄청난 눈이 내린다면 세상은 어떤 모습일지 상상하는 즐거움을 전해 주는 그림책입니다.
알바트로스의 꿈
그림책에 등장하는 주인공 새는 실제로 남반구의 바다와 북태평양에 살고 있는 ‘알바트로스’라는 이름의 새입니다. 알바트로스는 바보새라고도 불리며 날개가 너무 크고 무거워서 날지 못하는 새로 알려져 있습니다. 작가는 가수 이은미의 노래 ‘알바트로스’를 듣고 깊은 감명을 받아 이 새를 그림책에 등장시켰다고 합니다. 자신이 가진 수많은 핸디캡을 극복하고 결국 꿈에 다가선 알바트로스의 이야기가 독자에게 잔잔한 감동으로 다가갈 것입니다. 다시 꿈을 꿀 수 있는 희망을 전해 줄 것입니다.
무무 씨의 달그네
바로 이 달을 소재로 들려주는 우화 그림책입니다. 고정순 작가는 달로 가고 싶어 하는 이들과 달에 가지 않고도 달을 사랑하는 무무 씨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게 합니다. 표지의 그림에서 볼 수 있듯 이 책의 등장인물들은 모두 달로 향합니다. 무무 씨만 빼고요. 달에 가기 직전 여행객들이 마지막으로 들르는 곳이 바로 무무 씨의 구둣방이지요. 여행객들은 이곳에서 구두를 닦습니다. 무무 씨는 구두를 닦으며 여행객들의 사연을 듣지요.
아빠의 밭
아빠는 그 희망과 의미를 흙에서 찾았습니다. 흙을 만지고, 밟으면 덜 두려워진다고 말합니다. 위로 더 위로 상승해야만 의미가 있었던 삶을 내려놓고 아래로 더 아래로 순응하며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흙이 가르쳐준 것이지요. 땅의 속성과 비슷해지는 노년의 시간을 딸의 시각으로 잔잔하게 보여 줍니다.
뭐라고 불러야 해?
싱싱하고 맛 좋은 ‘생태’라고 적힌 종이가 앞에 떡하니 놓여 있지요. 그러다 꽁꽁 얼려서 냉동 상태가 되면 이번엔 ‘동태’라고 쓰여 있어요. 색깔에 따라서도 이름이 바뀌는데, 속이 노란색일 땐 ‘황태’, 껍질이 검다고 ‘먹태’, 흰색이면 ‘백태’라고 붙여집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코를 꿰어서 꾸덕꾸덕하게 말리면 ‘코다리’가 되고, 바싹 말리면 ‘북어’, 그것보다 훨씬 바짝 말리면 ‘깡태’가 되어 버립니다. 무엇보다 결정적으로 명태의 마음에 들지 않는 이름까지 마지막에 등장하지요. 투정 섞인 이름 소개가 끝난 명태는 이제 우리의 이름을 묻습니다. “너는 날 뭐라고 부를 거야? 나는 널 뭐라고 부르면 돼?” 천준형 작가는 독자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도록 슬며시 비켜줍니다. 《뭐라고 불러야 해?》는 내가 불리던 이름들은 무엇이었으며, 그렇게 불리는 나는 어떤 사람인지 가만 생각해 보게 되는 그림책입니다.
얘들아 놀자!
이번에는 검정색! 어둠 속에서도 신나게 노는 아이들! 2~30년 전만 해도, 아이들이 뛰어나와 신나게 놀던 놀이터 역할을 했던 공간이 바로 골목길이었지요. 그때 골목길에서 가장 많이 들렸던 소리는 무엇일까요? 바로 아이들이 목청껏 뽑아내며 외치던 얘들아 노올자~!가 아닐까요? 첫 그림책인 《엄청난 눈》으로 엄청난 잠재력을 보여 주어 2021년 볼로냐아동도서전 라가치상 오페라 프리마 상까지 수상한 박현민 작가가 이번에는 까만 어둠 속에서도 신나게 노는 아이들을 데리고 돌아왔습니다. 상세이미지
나는 토토
당나귀 토토에게는 꿈이 있었어요. 토토는 평생 짐 나르는 일을 하는 게 아닌, 멋진 우주 비행사가 되고 싶었지요. 토토는 우주 비행 학교에 갈 돈을 모아야 했어요. 곧 우산 고치는 일을 시작했고, 꼬박꼬박 돈을 모았지요. 그런 어느 날, 토토는 그동안 열심히 모은 돈을 도둑들에게 모조리 빼앗기고 말았어요. 게다가 도둑들은 당나귀는 절대 우주 비행사가 되지 못해!라며 비웃기까지 했어요. 토토는 과연 꿈을 이룰 수 있을까요? 또, 책을 보는 여러분의 꿈은 무엇인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