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경궁에 가면
“어느 봄날, 문득 창경궁이 가고 싶어졌습니다. 무엇에 이끌리듯 창경궁에 닿았고, 홍화문을 지나 궁 안으로 들어서니 활짝 핀 꽃들이 하늘하늘 바람에 흩날리고 있었지요. 아름다웠어요. 가지마다 하양빛으로, 분홍빛으로 매달린 꽃송이들, 햇살을 머금고 반짝이는 연둣빛 잎사귀들, 한가롭게 날갯짓하는 까치들, 관람 온 유치원 아이들의 재잘거림… 이 모든 것들이 반짝이고 있는 순간. 그 순간에 나는 엄마가 떠올랐습니다.
지금은 곁에 없는, 멀고 먼 하늘나라에 계신 엄마가 항상 가고 싶어 했던 곳이 바로 창경궁이었거든요. 크고 화려하진 않지만 아담하고 수수한 창경궁은 그러고 보니 아늑하고 편안했던 엄마의 모습과 닮은 것 같기도 했습니다. 나는 천천히 창경궁 속으로 들어갔습니다. 자박자박 사뿐사뿐.”
지금은 곁에 없는, 멀고 먼 하늘나라에 계신 엄마가 항상 가고 싶어 했던 곳이 바로 창경궁이었거든요. 크고 화려하진 않지만 아담하고 수수한 창경궁은 그러고 보니 아늑하고 편안했던 엄마의 모습과 닮은 것 같기도 했습니다. 나는 천천히 창경궁 속으로 들어갔습니다. 자박자박 사뿐사뿐.
제주에는 소원나무가 있습니다
작가는 발걸음을 멈추게 한 그 나무와 바람에 나부끼던 하얀 종이들, 그리고 그 나무가 서 있는 돌담 너머의 공간이 궁금해졌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작은 호기심을 채우기 위해 그 나무가 서 있는 공간을 오가며 드나들기를 2년여, 작가는 자신이 이전에는 알지 못했던 새로운 제주 이야기를 마침내 그림책으로 담아냈습니다. [시간을 걷는 이야기] 두 번째 책, 『제주에는 소원나무가 있습니다』는 누구나 알고 있는 아름다운 제주, 그러나 우리가 잘 몰랐던 제주 이야기입니다.
우리 같이 걸어요 서울 성곽길
한양도성 순성길 인왕산 구간이 시작되는 그곳에서 두 사람은 본격적인 성곽길 걷기를 시작합니다. 능선을 따라 이어진 돌계단을 지나고, 성벽에 난 틈과 창에 다가가 바깥 풍경을 비교해 보고, 성곽 아래로 내려가 각기 다른 성돌들을 살피고, 가파른 경사를 올라 인왕산 바위 봉우리들을 만난 후, 드디어 정상에 오른 아빠와 아들! 오랜 역사를 지켜 온 서울의 장쾌한 풍경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좁은 경사로를 따라 서로 손을 잡아 도와주면서 내려온 부자는 다음에는 또 다른 성곽길 걷기를 기약합니다.
돌고 돌아 흐르는 강물처럼, 하회마을
안동 하회마을은 풍산 류씨를 중심으로 600여 년이 넘게 가문의 전통과 다양한 문화유산을 지키며 삶을 이어 가고 있는 마을입니다. 마을 전체가 유네스코에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세계의 보물이기도 하지요. 그런데 전통이나 문화, 유산이라는 이름이 붙은 어떤 오래된 것을 마주하면 우리는 여러 가지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누군가는 오래된 것의 멋과 아름다움을 느낄 수도 있지만 낡음과 불편함을 먼저 떠올릴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도시 생활에 익숙한 이들은 대부분 그럴지도 모릅니다. 작가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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