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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땅에 자리를 조금 차지하고 사는, 지극히 평범한 청년이 하나 있다. 포장이 안 된 흙길에 벌렁 누워 있는 길고양이, 걱정과 인자함을 동시에 담은 얼굴로 인사하는 가족들, 느린 걸음으로 정자에 모이는 어르신들. 그 풍경이 쏜살같이 지나가는 버스 밖 창문을 보며, 그 청년은 갑작스러운 서울살이를 시작한다.
시골의 평화를 뒤로하고 찾아온 서울은 미지의 세상과도 같았다. 저마다의 목적지가 정해진 차와 사람들이 가득한 도시에서, 걸음도 느리고 목적지도 모르는 그는 스스로를 꼭 불순물 같다고 생각한다. 그런 그의 첫 자취방은 좁고, 하수구 냄새가 나고, 자려고 바닥에 누우면 오래된 냉장고 소음이 웅웅 울려대는 곳이었다. 당시 세상을 어둡게 한 유행병은 사람과의 교류도 막았다. 그는 그를 그곳에 방치하는 수밖에 없었다.
청년은 자신의 삶이 남들과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고, 그의 삶은 실제로 특별하지 않았다. 무엇이 중요한지도, 어떤 게 진정한 행복인지도 알 수 없는 이곳에서 간신히 하루를 살아낼 뿐이다. 좁고 어두운 방에 깔린 적막은 전등불을 켜는 스위치 소리와 피로한 한숨이 채운다. 내일의 나는 어떻게 될지, 무슨 일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 생각하며 얕게 잠이 든다.
마치 정신을 잃었다 깨어난 사람처럼 대체로 얼떨떨하게, 또 가끔은 외롭고 우울하게 서울살이를 시작했지만, 그 안에도 행복은 있다. 그는 따뜻하고 촉촉한 보살핌을 기다리는 방 안의 초록섬에게, 사랑하는 사람과 지내는 소소한 순간에게, 내가 해낼 수 있는 보람찬 일에게 자신만의 사랑을 쏟아낼 준비가 되어있다. 이 책은 분주한 회색 도시에서 자신만의 둥지를 찾아다닐 운명에 처해 있는 이들에게 작은 위로와 은은한 친근함을 선물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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