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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세가지 소원은 무엇인가요?
1913년, 세계 최고의 부를 축적한 로스차일드 가문의 본가인 영국 지부의 자손으로 런던에서 태어난 파노니카 드 코닉스워터 남작부인(별명 니카)은 인종차별이 재즈뮤지션들의 발목을 옥죄며 연주도 삶도 고달프기 짝이 없던 1950년대부터 위대한 재즈맨들의 절친한 친구이자 든든한 후원자였다. 1960년대, 그녀는 재즈 뮤지션들의 아지트였던 자신의 집에서 폴라로이드 카메라로 그들을 촬영하며 "당장 이루어질 수 있는 소원 세 가지가 무엇인가요?"라는 기발한 질문을 던졌고, 300명의 뮤지션이 그 질문에 즉흥적으로 자신만의 소원을 말했다.
듀크 엘링턴: "제 소원은 간단해요! 최고가 되는 거죠!”, 마일스 데이비스: “백인이 되는 것!”, 디지 길레스피: “여권이 필요없는 세상”, 클라크 테리:”낡고 개똥같은 인종주의가 사라졌으면”, 루 도날드슨: “천식이 좀 낳았으면”, 매슈 지:”약간의 빵”, 행크 모빌리:”돈,돈,돈”, 아트 블레이키:”당신이 날 사랑하는 것”, 아서 테일러:”찰리 파커가 살아있는 것”, 찰스 밍거스:” 공과금을 낼 수 있을 만큼의 돈만, 하지만 그게 전부”
농담반 진담반 그들의 소원은 허황되고 절박하고 아프다. 제 아무리 뛰어난 사진가라도 찍을 수 없는 재즈 뮤지션들의 내밀한 모습들로 가득한 이 책 속에서 생전 니카의 집에 모여 밤새도록 연주를 벌였던 재즈 뮤지션들이 밤낮으로 잼 세션을 열고 있는 것 같다. 죽기 직전 그녀의 마지막 소원은 자정 무렵 허드슨 강에 그녀의 재를 뿌려달라는 것이었다. 멍크의 곡 〈자정 무렵Round Midnight〉 의 제목 처럼.
1988년 12월 9일, 성 베드로 교회에서 열린 니카 드 코닉스워터 남작부인의 추모식에서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이렇게 니카를 기렸다. “제가 니카를 만나는 동안, 그녀가 정말 대단한 사람인걸 알게 되었어요. 니카는 재즈의 후원자이자 위대한 재즈거장들의 삶과 불가분의 관계를 맺은 인물로 기억될 겁니다. 제가 영화 '버드'를 준비할 때도 많은 도움을 주었죠. 이 생에서 니카를 만날 수 있었던 기회가 주어졌다는 것만으로도 전 언제나 행복할 것입니다. 니카는 정말 위대한 여성이었어요.”
텔레니어스 멍크의 Pannonica, 소니 클락의 Nica, My dream of Nica, 케니 드류의 Blues for Nica, 토미 플래건의 Thelonica… 재즈 거장들이 오직 니카만을 위해 작곡한 곡의 수가 24곡에 이른다. 쟝르를 불문하고 한 특정인을 위해 이렇게 많은 예술이 만들어진 예가 있을까? 니카의 재는 강물따라 흘러갔지만 그녀와 300명의 재즈뮤지션들이 함께 만든 이 한 권의 즉흥연주는 영원한 니카의 현존을 증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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