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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연구 분야에서 세계적인 권위자인 테사 모리스 스즈키 교수는 북한 문제에 대해 균형잡히고 신중한 관점을 갖춘 것으로 유명하다. 그녀는 2010년에 하얼빈에서 단둥을 거쳐 신의주, 평양, 개성 , 금강산 등지를 둘러보고 다시 중국을 거쳐 남한으로 들어와 임진각, 서울, 부산 등을 둘러보는 긴 여정을 다녀왔다. 이 여행 루트는 100년 전 영국의 여행가이자 화가였던 에밀리 조지아나 켐프가 걸었던 길을 그대로 걸은 것이다. 저자는 여행을 하는 동안 100년 전 켐프의 여행을 되짚어보면서, 방문한 지역에 얽힌 갖가지 역사적 사실을 친절하게 상기시켜주고, 현재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세심하게 관찰한다.
『길 위에서 만난 북한 근현대사』는 현지를 여행하면서 사람들과 직접 대화하고 그 지역 고유의 자료와 사료를 발굴함으로써 국가와 지역의 틀을 초월한 역사를 새롭게 조명했다. 그 덕분에 이 책에서는 김정일과 김일성뿐만 아니라 돌 깨는 인부들과 감 농장의 농부들과 시중호의 어부들이 역사의 주인공으로 호출되며, 도도하고 거대한 역사의 격랑과 그 격랑 속에서 흔들리면서도 끈질지게 살아남는 민중들의 고난한 삶이 풍부하게 드러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