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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문학을 키우는 것은 비문학적인 것이라고 나는 믿고 있다" 기다리면 올 것은 온다 떠난 것이 돌아오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소설가 한창훈이 글을 쓰는 이유 이 책은 소설가 한창훈의 글쓰기가 어디에서 출항하여 어디에 닻을 내리는지 그 과정을 여실히 보여주는 산문집이다. 한창훈의 작품을 두고 바다와 섬, 항구 사람들의 질펀한 삶의 애환을 빼면 설명하기 어렵듯이, 이번 산문집 역시 한창훈 문학의 시원인 거문도와 여수, 부산 등지에서 작가가 고락을 함께했던 사람들과 친척들, 그리고 선후배 문인들과의 진하고 짠한 추억을 생생하게 풀어낸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과 장소는 한창훈에게 언어를 가르치고 더러는 소설을 쓰지 않으면 못 배길 정도로 정서를 나누었던 창작의 원천이다. 치열한 삶의 현장에서 만난 모든 이가 자신의 소설 속 주인공이자 조연이며, 그런 점에서 그들은 글쓰기의 스승이자 친구인 셈이다. 글쓰기는 기교가 아닌 삶을 궁리하는 방법 이 책에서 작가 한창훈에게 창작이란 곧 온몸으로 밀고 나가는 글쓰기임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한창훈은 섬에서 나고 자라 외진 곳을 떠돌며 변방의 말을 먼저 익혔고, 변방의 사람들과 부대끼며 글을 써왔다. 이는 도회의 고독한 심리를 서술하거나 자극적인 상상력에만 의존하기보다는 모진 현실에 뿌리내리고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날것 그대로의 생생함으로, 때로는 해학적이고 육감적이게, 때로는 눈물겹도록 아름다운 문체로 밀고 나간 글쓰기임을 보여준다. 정식으로 문학을 배운 적 없는 한창훈이 작가가 되기로 마음먹은 것은 공장을 다니던 20대 중반이었다. 무엇을 어떻게 어떤 말로 써야 할지에 대한 답을 찾지 못할 때 스승께서 일러준 백석의 「여승」이라는 한 편의 시는 그에게 큰 울림을 주었다. 글을 쓰는 것은 기교가 아니라 삶을 궁리하는 방법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자신이 직접 보고 겪은 사람들의 살아온 이야기들이 결국은 삶을 궁리하지 않고는 배겨내지 못할 대상이었던 것이다. 또한 그의 글쓰기의 원동력은 타인의 아픔을 공감하지 못하고 애써 외면하는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드는 글쓰기이기도 하다. 세상에는 중심만, 권력만, 웃는 것만, 달콤한 것만 존재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데에서 한창훈의 글쓰기는 출발한다. 저자소개 한창훈 남쪽 바다 먼 섬에서 태어났다. 그곳에서 얻은 언어와 정서로 20년 넘게 전업작가 짓을 하고 있다. 간혹 실업작가로 착각하곤 한다. 원고 쓰면서 날밤 새운 적 없다. 그러나 마감 펑크는 딱 한 번 냈다. 욕을 잘하고 웃기는 소리도 종종 한다. 그 외는 침묵한다. 사람을 볼 때 51점만 되면 100점 주자, 목마른 자에게는 물을 주어야지 꿀 주면 안 된다, 중요한 것은 진심보다 태도이다, 미워할 것은 끝까지 미워하자, 땅은 원래 사람 것이 아니니 죽을 때까지 단 한 평도 소유하지 않는다, 따위를 생활신조로 갖고 있다. 지금도 그 섬에서 살고 있다. 소설집 『바다가 아름다운 이유』 『가던 새 본다』 『세상의 끝으로 간 사람』 『청춘가를 불러요』 『나는 여기가 좋다』 『그 남자의 연애사』, 장편 『홍합』 『섬, 나는 세상 끝을 산다』 『열여섯의 섬』 『꽃의 나라』, 산문집 『내 밥상 위의 자산어보』 『내 술상 위의 자산어보』, 어린이책 『검은섬의 전설』 『제주선비 구사일생 표류기』 등을 냈다. 한겨레문학상, 요산문학상, 허균문학작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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