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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뜨는 작곡가 정애련 현상
-정애련 1집 [나의 13월]을 듣고-[/b]
정애련은 2008년 봄 중앙악단에 가곡집 [나의 13월]이라는 CD를 가지고 등장했다.
이 [13월]은 제목의 비상식성 때문에 먼저 주목을 받았고, 그 후 담긴 16곡의 가곡들이 쉽게 들었다가 쉽게 넘어갈 수 없어서 문제의 가곡들로 인정을 받게 된 작품집이다.
첫 곡 [따뜻한 날]은 편안했다.
정애련은 따뜻하고 구조적인 스타일의 편한 작곡가라는 판단으로 마음이 끌렸다.
그리고 두 번째 곡 [만칸짜].
어, 이게 뭐야! [따뜻한 날]의 판을 180도 뒤집어버리는 변칙화성과 기하학적인 감정의 변이가 엉키고 틀린듯하며 빠져나가는 감각화성의 변용이 눈부셨고, 광채가 번쩍이는 노래가 펼쳐졌다. 결국 겨우 노래를 한곡 듣고 나서 이 작곡가에게 사로잡혔다.
그의 특별함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춘심아]를 듣고 나면 완전히 그에게 빠지고 만다.
작품 [춘심아]는 넘치는 에너지와 큰 기쁨을 담아 밝은 감성으로 그려낸 밝은 곡이다.
무엇인가가 열리는 것 같은 앞길을 찾아가며 설레고 뛰는 심장을 담아 표현하고 있는데, [봄의 마음]을 의인화시켜 뛰는 심장소리를 표현하기 위해 곡에 사용했던 장구가 이태리에서 연주되면서 장구=한국적인 색깔로 이해가 이뤄져 음악의 본고장 이탈리아 사람들은 뭔가 색다른 감흥을 가졌다. 작품 [춘심아]로 인해 정애련은 한국적인 것과 자신의 음악적 개성이란 것에 진지한 고민을 할 계기를 얻게 된다.
말하자면 [춘심아]는 정애련에게 음악적 도약의 발판을 마련해 준 실험작이자 대표작이다.
이 춘심아를 듣게 되면 청중들은 반드시 다른 작품들은 어떨까 궁금증이 생기고 알고 싶은 호기심유발에 맘이 급해진다. 그게 정애련 음악의 마성이다.
그의 작품을 아예 안 들었다면 그것으로 무시가 된다.
그의 작품을 들었다면 그게 누구이든 그의 전 작품에 호기심이 생겨 견디지 못하고 그의 다른 음악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이것이 발표한 작품이 별로 많지 않은 이 작곡가가 우리 음악계에서 유명도와 권위를 가진 작곡가로 오늘 평가를 받는 이유이다.
글/ 耳? 이남진 (한국 음악비평가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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