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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우스 아르농쿠르 오페라 컬렉션
- 돈 조반니, 코시 판 투테
체칠리아 바르톨리(테너) 외, 취리히 오페라하우스 오케스트라와 합창단, 아르농쿠르(지휘)
▶ 서거한 거장의 최고 장기였던 모차르트 오페라들
2015년 12월 5일은 니콜라우스 아르농쿠르의 86회 생일 바로 전날이었다. 바로 이날 아르농쿠르는 ‘내 체력으로는 모든 장래 계획을 취소해야만 한다’며 은퇴를 선언했다. 그리고 그의 체력은 그의 여생을 지탱하기에도 모자랐던 듯, 거장은 은퇴를 발표한 지 정확히 석 달 만인 2016년 3월 5일에 유명을 달리하고 말았다.
아트하우스에서 나온 ‘니콜라우스 아르농쿠르 오페라 컬렉션’도 아르농쿠르가 은퇴를 선언한 뒤 그의 음악유산을 정리하려는 움직임의 일환으로 나온 것이었으나, 공교롭게도 그의 타계를 추모하는 의미까지 함께 짊어지게 되었다. 그는 우리 시대 음악계의 가장 뚜렷하고도 흥미로운 현상인 시대악기 연주 부활이라는 흐름을 주도하다시피 한 인물이었으며, 그의 삶 자체가 고음악 부흥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블루레이에는 그의 최고 장기였던 모차르트의 두 오페라 ‘돈 지오반니’(2001년 공연 실황)와 ‘코시 판 투테’(2000년 실황)가 실려 있으며 두 오페라 모두 역사에 길이 남을 스타 성악가들이 포진한 게 특징이다. 두 오페라 모두 우리 시대 최고의 고음악 전문 소프라노로 거듭난 체칠리아 바르톨리가 주연을 맡았으며, ‘코시 판 투테’에는 일세를 풍미한 메조소프라노 아그네스 발차가, ‘돈 조반니’에서는 위대한 바그너 성악가이자 특히 최고의 하겐이었던 마티 살미넨이 등장해 남다른 위엄을 풍긴다.
오케스트라와 합창단뿐만 아니라 연출(둘 다 위르겐 플림이 맡았다) 등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충실하고 신선한 이들 오페라는 아르농쿠르가 우리 시대에 남겨준 유산이 얼마나 훌륭한 것인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이 위대한 지휘자가 세상을 떠남으로써 이제 그의 공연을 실제로 볼 수 없게 된 지금, 이 블루레이는 말로 다할 수 없을 만큼 소중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