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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보러 산에 오르는 이의 마음을 보다!
꽃 앞에, 나무 아래 몸을 굽히고 바라본 세계
저기 저곳에 저 꽃이 없었다면 그 자리는 얼마나 휑했을까?
산의 정기를 받으러, 맑은 공기를 마시며 심신을 달래러, 체력을 단련하러…… 그 이유야 제각각이겠지만 우리는 산에 오른다. 여기, 꽃을 보러 산에 오르는 이가 있다. 앞만 보고 걸었던 그동안의 습習은 잠시 내려놓고 혹시 이곳 어딘가에 꽃이 있을까 발밑을 훑으며,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걸음을 내딛는다. 그러다가 낙엽들 사이에서, 계곡 언저리에서, 바위틈에서 꽃을 발견하면 그렇게 황홀할 수가 없다고 한다.
산의 정상에 이르러 다른 산행자들이 거대한 능선이며, 봉우리며 장엄한 눈앞의 풍경에 시선을 빼앗기는 그때, 그는 바위틈에 핀 돌양지꽃에 눈길을 준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크기. 그는 몸을 굽혀 그 작디작은 꽃을 눈에 담는다.
이 책은 우리가 평소 무심코 지나치는 산과 들에서 어엿하게 살아가는 꽃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저자는 꽃의 세계에 뒤늦게 입장한 초심자의 마음으로, 직접 걸음을 걸어 꽃 앞에 가서 육안으로 확인하고 코끝으로 냄새 맡은 바를 글로 담아내었다. 산과 들에 가서 꽃과 나무를 만나기까지의 과정과 꽃을 매개로 확장된 생각의 단면이 자유롭게 펼쳐진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각 계절별로 바깥에 나가면 만날 수 있는 꽃들을 풍성한 사진과 함께 배치하여 독자들이 식물과 친숙해질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