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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에도 온도의 차이가 있습니다.
그 미묘한 차이를 느낄 만큼, 내 마음은 충분히 자랐나요?
인지심리학자 김경일 교수는 “성숙이란 무언가에 대해 내 마음의 눈금이 촘촘해지는 것”이라고 추천하는 글에서 말한다. 성숙한 사람은 기쁨이든, 슬픔이든, 악이든, 선이든, 어떤 감정에 대해서든 눈금이 10개쯤 촘촘히 박힌 마음의 자로 바라본다고요. 반면에 덜 성숙한 사람은 고작 두세 개의 눈금만 가지고 바라보기 때문에 날카롭고 예리하게 판단하지 못한다. 어릴 때는 누구나, 거짓말을 해서 코가 길어지고, 놀기 좋아해서 당나귀가 된 피노키오를 보며 딱히 의문을 가지거나 의아해하지 않는다. 어른들은 이것을 빌미로, 거짓말하면 공부 안 하면 어떻게 되는지 봤지? 하며 겁주기 딱 좋다. 하지만 자랄 만큼 자란 지금, 마음의 눈금이 조금씩 촘촘해진 우리에게 피노키오의 물음이 들린다. “코가 늘어나는 길이만큼 내 마음도 상처를 입었어요. 가혹한 벌을 받으면 버릇이 고쳐지나요?”라고 말한다.
『피노키오가 묻는 말』에서는 우리가 무심코 지나쳤던 궁금증, 그때 미처 못다 한 말을 피노키오가 이어 간다. 원작을 기본 뼈대로 이야기를 끌어가지만, 원작과는 달리 피노키오를 1인칭 화자로 삼아 어리석을지 모르나 누구보다도 순수하고 본질적인 물음을 던지고, 솔직하고 진실한 답으로 우리 마음의 눈금을 촘촘히 늘려 줄 것입니다. 어쩌다 일찍 커 버린 어린 어른, 늙은 아이에게 마음이 성장하고 생각이 많아지고 감정이 깊어지는 시간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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