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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얀 히르시 알리가 회고록 『이단자』를 통해 파란만장한 인생역정을 들려준다. 소말리아 내전을 피해 난민이 된 끔찍한 삶과 사우디아라비아, 케냐, 에티오피아의 이슬람 전통 속에서 교육받았던 유년 시절, 난민 신분으로 네덜란드로 가서 지성에 눈뜨고 활동가로 거듭난 일을 비롯해 네덜란드 하원의원이라는 정치인이 되기까지의 행보를 솔직하고 담대하게 기술해나간다.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통해 이슬람 여성들의 인권 유린 현장을 고발한다. 그는 겨우 다섯 살에 외할머니의 강압으로 여성 할례를 받았다. 아프리카와 중동 지역의 다른 나라들처럼 소말리아에서도 어린 소녀들이 할례를 받는다. 많은 여자아이들은 할례로 인해 사망하거나, 살아남더라도 여러 합병증에 시달리거나 평생동안 고통 받는다. 저자는 할례처럼 문화적 특수성에 기인한 악습과 폐단을 고발한 이슬람 여성들의 인권에 관한 영화 〈복종〉을 테오 반 고흐와 함께 만들었다. 이후 테오 반 고흐는 이슬람주의자에 의해 피살당했으며, 히르시 알리는 협박과 무장경호 속에서 살고 있다. 히르시 알리는 『이단자』에서 날카로운 시선과 정확하면서도 때로는 모순된 문장으로 자신이 가졌던 신념, 강철같이 굳은 의지, 종교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불평등과 싸우겠다는 결의의 과정을 되새긴다. 보수적인 이슬람과 극우 정치인들에게는 ‘악마’라는 낙인이 찍혔고, 가족과 가문으로부터 쫓겨난 알리는 여전히 위협에 시달리고 있지만 침묵하기를 거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