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존재감 제로인 주노. 5학년 때 자기를 괴롭히던 진구와 반이 갈렸지만, 올해는 현채의 화풀이용 장난감으로 접수되고 말았습니다. 주노가 괴롭힘을 당하는 데 단련이 된 건 아빠의 죽음과 무관하지 않았습니다. 사고였지만 자기 때문이라는 죄책감에 사로잡혀 스스로를 세상과 단절시키고 있었던 것이지요. 그런데 새로 짝이 된 이서가 자꾸 말을 걸어옵니다. 웬만하면 입을 열고 싶지 않은데 이상하게 자꾸 대답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아주 오랜만에 가슴에 자그마한 촛불이 켜진 기분이었지요 주노가 조금씩 밝아질 무렵, 이서가 뺑소니차에 치이는 사고를 당했습니다. 주노는 이서가 좋아했던 그림을 퍼즐로 만들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시간도 오래 걸리고 어려운 작업이었지만 퍼즐이 완성되면 이서가 깨어날 거라는 희망에 힘든 줄 몰랐습니다. 현채의 괴롭힘이 계속되는 가운데, 주노는 ‘혼자서 해결하려고 하지 말라’던 이서의 말을 떠올리며 자기를 호의적으로 대했던 친구 둘에게 도움을 청합니다. 현채의 실체가 드러나고, 이서의 사고현장에서 단서를 찾아내는 등 퍼즐이 조금씩 맞춰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위험한 고비를 이겨 내고 드디어 이서가 깨어났습니다! 그동안 주노가 왕따와 괴롭힘을 당했던 사실을 알게 된 엄마는 많이 울었지만, 주노는 더 이상 눈물이 나지 않았습니다. 퍼즐의 마지막 조각을 탁 내려놓는 것처럼 마음의 자리를 찾았기 때문입니다. 《추천 포인트》 ? 스스로에게, 누군가에게 좋은 친구가 되는 법을 생각해 보게 합니다. ? 어려움에 처해 있을 때 이를 헤쳐 나갈 용기를 북돋아 줍니다.
2002년 전북도민일보 신춘문예 소설 부문에 당선되면서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2009년 대전일보와 경상일보 신춘문예에 동화가 당선되고, 2014년 푸른문학상을 받으면서 동화와 인연이 깊어졌다. 지금은 어린이들에게 글쓰기 지도를 하면서 동화를 쓰는 것이 가장 행복한 일과가 되었다. 지은 책으로 『고민 있으면 다 말해』, 『건수 동생, 강건미』, 『숙제 해 간 날』, 『말과 글이 친구를 아프게 해요』, 『세쌍둥이 또엄마』, 『변신』, 『남다른은 남달라』 등이 있다.
탱탱볼 ------------- 7 난 윤이서야, 넌 한주노지? ------------ 18 가슴에 촛불이 켜진 것 같아 ---------- 29 그래도 괜찮아 ---------- 39 하느님, 이럴 수는 없는 거잖아요! ---------- 51 한꺼번에 져 버린 꽃들 ---------- 69 퍼즐 만들기 ---------- 77 팔락거리는 기억들 ---------- 87 마지막 퍼즐 조각 ---------- 97 동영상 ---------- 106 조각 맞추기 ---------- 124 네 탓이 아니야 ---------- 136 마지막 퍼즐 ---------- 148 작가의 말 ---------- 158
퍼즐을 맞추듯 삶의 제자리를 찾아가다 수백 개로 조각 난 그림 퍼즐을 한꺼번에 펼쳐 놓고 맞추려고 하면 참 어렵습니다. 완성 그림이 한눈에 들어오지 않는 건 말할 것도 없고, 얼추 어느 부분이라고 짐작한 뒤에 알맞은 모양끼리 맞추려고 해도 그 조각이 그 조각 같아서 시행착오를 겪기 마련입니다. 그러다 조금씩 그림의 형태가 나타나기 시작하면 속도가 붙습니다. 도중에 다시 막히는 부분이 생기더라도 언젠가 다 맞출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고요. 우리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처음은 뭐든 어렵습니다. 그런데 경험이 쌓이고, 생각이 모이다 보면 달라집니다. 시행착오가 줄어들고,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는 힘, 다른 사람과 함께 나아가는 방법 등을 깨닫게 됩니다. 마치 퍼즐 조각들이 제자리를 찾아가듯, 우리 삶도 조금씩 영글어 가는 것입니다. 책 속에서 주노가 이서의 사고에 대한 실마리를 풀 수 있었던 것, 학교 폭력에 시달리다 용기를 내 말할 수 있었던 것, 아빠에 대한 마음의 짐을 내려놓을 수 있었던 것 모두가 삶의 퍼즐 조각을 하나씩 맞춰 가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노와 같은 어려움을 겪는 어린이뿐 아니라 성장의 발걸음을 떼는 모든 어린이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용기를 내서 삶의 퍼즐을 맞춰 나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함께 팔락이는 날갯짓 주노가 이서에게 주려고 만든 퍼즐에는 숲속 그림이 담겨 있습니다. 나무뿌리와 줄기와 이파리 들이 신비롭게 엉켜 있고 요정들이 등장하는데, 마지막에 주노가 그려 넣은 나비가 그림에 생명력을 불어넣습니다. 이서의 나비 모양 머리핀을 따라 그린 것인데, 색을 칠할 때도 퍼즐 조각을 오릴 때도 정성을 듬뿍 쏟았습니다. 나비가 훨훨 날듯 이서가 얼른 깨어나길 바라는 마음을 그대로 담은 것입니다. 마음을 가득 담은 까닭일까요? 주노는 어둠 속에서 날개가 팔락이는 느낌을 받습니다. 나비의 날갯짓에 무언지 모를 희망이 살포시 얹히는 것 같습니다. 그런 뒤에 좀 더 읽어 내려가다 보니 혼자만의 상상이 더해집니다. 한 마리 나비가 날갯짓을 하자 두어 마리, 점점 많은 나비가 함께 날갯짓을 하며 모여들었지요. 주노의 상황을 알아채고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준 효정이와 철우처럼. 작고 가느다랗지만 수많은 날개들이 팔락일수록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머리카락을 간질입니다. 우리 모두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떠올려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