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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부스 콰르텟의 인터내셔널 데뷔 음반
"이 앙상블은 놀라울 만큼 견고하고 균형 잡힌 연주를 한다. 네 음악가들 모두 동등한 수준으로 연주하며 음악을 만드는 방법은 매혹적이다. 우리는 노부스 콰르텟의 밝은 미래를 예견하다" - 루카스 하겐(하겐 사중주단 제1바이올리니스트)
"이 이십대 연주자들처럼 무대 위에서 미소를 많이 짓는 연주자를 보기는 쉽지 않다. 그리고 그들의 그 기쁨과 음악적인 표현은 관객에게도 직접 전달된다." - Hannoversche Allgemeine Zeitung
2012년 세계 최고 권위의 독일 ARD 국제 음악콩쿠르 2위 수상!
2014년 한국 현악사중주단 최초 모차르트 국제 콩쿠르 우승!
Aparte 레이블의 창립자이자 프로듀서인 음향의 명장 니콜라스 바르톨로메이가 직접 노부스 콰르텟을 발굴
하여 세계 데뷔 음반을 레코딩하였다. 그는 1989년 첫 레이블을 시작으로 조르디 사발, 필립 헤레베헤 등과 작업했으며 Naive, Alia Vox, Harmonia Mundi 등 메이저 레이블의 명반 제작을 선두 지휘한 유럽 레코딩에 거장이다.
음악의 역사를 새롭게 아우르는 넓이와 반경
앨범에는 노부스 콰르텟을 다리 삼아 베베른의 ‘느린 악장(Langsamer Satz)’을 시작으로, 베토벤 현악 4중주 11번악장 ‘세리오소’, 윤이상의 현악 4중주 1번, 그리고 한국민요 ‘아리랑’이 수록되어 고전과 현대, 오스트리아와 독일 그리고 한국이 만나고 있다.
대한 민국 최초 전문 현악 사중주단 ‘금호 현악 사중주단 이후 한국을 대표할 현악 사중주단
세계콩쿠르에서 우승이라는 별을 따오는 한국음악가들이 많아졌지만, 현악 4중주는 한국에서 워낙 비인기 장르이다 보니 빛을 발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한국의 현악 4중주단에게 제1목표를 물으면 대개 같은 답을 내놓는다. 발전도 좋지만, 그보다는 존속이 제일 중요하다고. 한국에서 클래식 음악의 역사는 개개인의 천재만 기억해왔을 뿐, 실내악은 부수적이고 곁가지의 활동으로 치부되어 왔다. 1990년부터 2002년까지 활동했던 금호 현악 4중주단이 있었지만 해체 후에 그 뒤를 잇는 현악 4중주단의 활동을 오랫동안 보기 힘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2007년에 노부스 콰르텟이 세상에 나왔을 때, 이들은 한국의 음악계에 축복처럼 쏟아진 존재 그 자체였다. ‘새롭고 신선하다’는 뜻을 가진 라틴어 ‘노부스(NOVUS)’라는 이름을 탑재한 그들은 실내악의 불모지에서 핀 네 송이 꽃이었기 때문이다. 김재영과 김영욱(바이올린), 이승원(비올라), 문웅휘(첼로)로 구성된 노부스 콰르텟은 2008년 오사카 콩쿠르, 2009년 리옹 콩쿠르, 2012년 ARD 콩쿠르와 요제프 하이든 콩쿠르, 2014년 모차르트 콩쿠르 등의 입상과 우승이라는 낭보만을 국내에 던져주는 데에 그치지 않았다. 거의 실내악의 불모지와 다름없는 한국음악계의 현실을 되돌아보게 하는 신호탄과 같았으며, 슈포어의 현악 4중주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과 같은 새로운 레퍼토리를 무대에 수혈하며 세상에 많은 음악이 존재함을 몸소 보여주었다. 또한 바흐의 ‘푸가의 기법’, 슈베르트 ‘죽음과 소녀’ 등을 선보이며 현악 4중주단이 지녀야 할 깊이와 내실을 다지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러면서 각 멤버들은 리사이틀과 협연을 통하여 활발히 활동하기도 한다.
이번에 출시된 1집 앨범은 그동안 몰랐던 노부스 콰르텟의 음악적 ‘반경’과 ‘넓이’를 보여준다. 앨범에는 베베른(1883~1945)의 ‘느린 악장(Langsamer Satz)’을 시작으로, 베토벤(1770~1827)의 현악 4중주 11번 ‘세리오소’, 윤이상(1917~19950)의 현악 4중주 1번, 그리고 한국민요 ‘아리랑’이 수록되었다. 레퍼토리 구성에 있어서 쉽지 않았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음반이라는 동그란 우주 안에서 노부스 콰르텟을 다리 삼아 고전과 현대, 오스트리아와 독일과 한국이 만나고 있는 셈이니 말이다. 한마디로 여타의 현악 4중주단이 쉽게 선택하지 않은 길을, 그들은 택한 셈이다.
그런데 음반을 듣다보면 4명의 연주자들이 한국에서 물려받은 문화적 ‘피’와 독일 유학을 통하여 찌운 음악적 ‘살’을 통하여 한국과 유럽의 예술을 흡수하여 4곡을 아무렇지도 않게 ‘접속’시키는 힘에 놀라게 된다. 훗날 아내가 될 빌헬미네 뫼르틀을 위하여 21세 청년 베베른이 꾹꾹 눌러 담은 연정, 현악 4중주의 ‘양식’을 확립한 하이든(1732~1809)에 이어 현악 4중주의 새로운 ‘스타일’을 꾀한 베토벤의 엄밀성과 파격 그리고 ‘세리오소’라는 제목에 걸 맞는 심오함과 진지한 빛깔, 유럽의 음악적 전통과 한국 특유의 문화 사이에 새로운 가교를 놓았던 윤이상의 시도와 정서, 끝으로 한국민요 아리랑이 품은 노스탤지어를 노부스 콰르텟은 하나둘 펼쳐놓는다.
특히, 내년이면 탄생 100주년을 맞는 윤이상의 현악 4중주 1번(1955년 작곡)은 총 35분 분량으로 음반을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윤이상이 독일어로 쓴 가곡에서 작곡가의 고향인 경상도 사투리가 녹아있는 것을 간파하여 그 운율을 찾아내어 불렀다는 성악가처럼, 유럽의 정통장르 중 하나인 현악 4중주에 윤이상이 담은 한국적 빛깔과 미학을 노부스 콰르텟은 그 어떤 현악 4중주단보다 잘 살려낸다. 마지막 트랙에 수록된 안성민 편곡의 ‘아리랑’ 또한 베베른-베토벤-윤이상으로 이어지는 음악적 분위기에 잘 맞게끔 편곡되었다. 마치 세 개의 악장으로 구성된 윤이상 현악 4중주곡의 숨은 4악장처럼 느껴진다. 아리랑은 베르디의 ‘나부코’ 중 ‘히브리 노예의 합창’처럼 한국에서 제2의 국가(國歌)로 불리는 노래이다. 안성민 편곡의 ‘아리랑’은 듣는 이로 하여금 읊조리게 하면서 동시에 노부스 콰르텟이 지닌 음악적 살결을 잘 드러내도록 편곡되었다.
광대한 음악적 반경을 택하여 연결하고 아우르는 노부스 콰르텟의 힘과 노련미는 프로듀서 니콜라 바르톨로메(Nicolas Bartholomee)의 협업으로 인하여 더욱더 빛난다. 프랑스 아파르테 레이블의 창립자이기도 한 바르톨로메이는 1989년 첫 레이블을 시작으로 조르디 사발, 필립 헤레베헤 등과 작업했으며, 나이브(Naive), 알리아 복스(Alia Vox), 하모니아 문디(Harmonia Mundi) 등 메이저 레이블의 명반 제작을 선두지휘한 음향의 명장이다. 노부스 콰르텟이 지닌 색채와 연주가 흘러가야 할 방향성을 명확히 잡아내는 그는 이번 녹음에 ‘제5연주자’로 참여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네 대의 현악기가 빚어내는 살결과 연주 현장의 숨결을 치밀하고 섬세히 담아냈다. 바르톨로메는 유투브에 올라와 있는 노부스 콰르텟의 영상을 보고 직접 연락하여 인연을 맺었고, 그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며 이번 앨범을 제작했다고 한다.
노부스 콰르텟은 앞으로 두 장의 앨범을 발매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런 차원에서 이번 앨범은 그들이 앞으로 보여줄 깊이와 넓이를 가늠케 하고 기대하게 만드는 ‘출사표’ 같은 앨범이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