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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 모두의 그림책 1 : 에릭 칼과 친구들의 친애하는 동물들
세계적인 그림책 작가 14인이 선보이는 14가지 동물 이야기다. ‘가장 좋아하는 동물은 무엇입니까?’라는 한 가지 질문에서 탄생한 14가지 답변이다. 응답한 14인의 그림책 작가 개개인의 작품 세계만큼이나 다채로운 이미지와 이야기가 펼쳐진다. 약 25개 국어로 번역 출간된 베스트셀러 그림책 <배고픈 애벌레>, <갈색 곰아, 갈색 곰아, 무엇을 보고 있니?>의 작가 에릭 칼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동물로 반려 고양이 피피를 꼽으면서, 피피에 얽힌 추억을 데려온다.
‘그림책의 노벨 상’이라고도 불리는 칼데콧 아너 상을 2회 수상한 레인 스미스는 가장 좋아하는 동물을 고르기까지 얼마나 어려웠는지에 대해 먼저 언급하면서, 상상 속에서 나눈 코끼리와의 대화로 큭큭큭 터지는 웃음을 선사한다. 칼데콧 아너 상, 볼로냐 라가치 상 등 권위 높은 세계의 그림책 상을 석권하며 활발한 창작 활동을 펼치고 있는 작가 피터 시스는 잉어에 얽힌 어린 시절의 환상적인 추억을 관통하며 독자의 마음을 뭉근히 데우기도 한다.
그 밖에 존 클라센, 에린 스테드, 수잔 제퍼스 등 다양한 문화권에서 사랑받으며 활약하고 있는 그림책 작가들이 동물의 특징에서 비롯된 재미난 상상, 친애하는 동물이 받는 억울한 오해에 대한 진심 어린 반박 등을 자유로운 형식으로 펼쳐 놓는다. 때로는 웃음 짓게 하고, 때로는 눈을 반짝 뜨이게 하며, 때로는 가슴을 따뜻하게 만드는 그들의 이야기를 보고 있으면 어느새 마음속에 나타난 새로운 이야기꾼이 노래를 부르기 시작할 것이다.
웅진 모두의 그림책 2 : 고양이 손을 빌려 드립니다
일상에 지친 엄마의 한숨 끝에 진짜 고양이가 천연덕스럽게 자기 손이라도 보태겠다고 나선다. 그야말로 푸훗, 웃음이 나오면서 ‘고양이가 정말 집안일을 도와준다면 어떤 식일까?’ 상상을 하게 된다. 까끌까끌한 혀로 접시를 닦고 북실북실한 꼬리로 먼지를 털고 아빠 드릴 주먹밥도 털 손으로 야무지게 만드는 앙증맞은 고양이 노랭이. 이쯤 되니 이야기만 들어도 작은 고양이가 엄마 대신 종종거리며 집 안을 오가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엄마의 지친 어깨와 아빠의 무관심한 뒷모습을 떠올리면 마음 한구석이 서늘해지는데, 그 이면에 이 기특한 고양이의 등장은 발랄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게다가 고양이 덕에 휴식을 얻게 된 엄마에게 일어난 일을 맞닥뜨리고선 더더욱 그렇다. 예기치 못한 사건의 발발로 이 상상에는 더욱 가속도가 붙는다. <고양이 손을 빌려 드립니다>는 현실의 안타까움에 기반한 기발한 상상으로 이야기에 대한 궁금증을 갖게 하고, 한편으로는 그 이야기 속에 깊이 몰입하게 하는 그림책이다.
웅진 모두의 그림책 3 : 나는 봉지
‘책을 늦게, 지저분하게 읽는’ 작가 자신의 독서 습관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책청소부 소소>로 2012 볼로냐도서전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된 바 있는 노인경 작가의 일곱 번째 그림책이다. 작가가 이번에 주목한 소재는 일회용 비닐 봉지다. 한 아이와 엄마가 장을 보고 노란 봉지에 물건을 담아 집으로 온다. 노란 봉지는 다른 봉지들과 함께 다용도실 한 켠에 놓여진다. 그리고 이야기가 시작된다.
구겨지고 돌돌 말리고…. 다용도실 한 켠에 있는 봉지들은 이제 끝이라고 생각했다. 쓸모도 없고, 쓰레기나 담을 거라고 모두 한숨 섞인 이야기를 나눌 뿐이었다. 그때 바깥 세상을 궁금해 하던 노란 봉지는 바람을 가득 담고 하늘로 날아올라 여행을 시작한다.
노란 봉지는 세상을 여행하며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혼자 철봉에 매달려 놀고 있는 아이, 봉지와 부딪치자 엉뚱하게 ‘메롱’을 날리는 학생, 삼삼오오 모여 담소를 나누고 있는 할머니들, 신나게 숨바꼭질 놀이를 하는 아이들, 먹을 것을 찾아 쓰레기를 뒤지던 유기견, 왈칵 눈물을 흘릴 듯 힘들고 지친 아가씨, 공원에서 기타를 연주하는 아저씨까지.
집으로 돌아온 봉지는 친구에게 봉지 가득 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 준다. 노란 봉지가 만나는 사람들은 이 세상을 살고 있는 바로 ‘우리’다. 노란 봉지는 우리에게 먼저 인사를 건네고 장난도 치고, 함께 어울리고 이야기도 나눈다. 또 힘들어 하는 이를 안아 주거나 그들이 기댈 수 있게 어깨를 내어 준다.
웅진 모두의 그림책 4 : 지난 여름
웅진 모두의 그림책 4권으로 대자연의 아름다움과 고요한 감동을 선사한다. 작고 조용했던 소년의 세계가 대자연과의 조우를 통해 한껏 경이로 가득 차오르는 경험을 멋진 그림으로 보여준다.
소년에게 손짓하듯 우거진 수풀의 신비로움, 나무 사이로 비추는 햇살의 따뜻함, 햇빛을 받아 일렁이는 호수의 물결, 물에 뛰어들 때의 차가운 감촉, 물속에서 펼쳐지는 환상적인 풍경, 젖은 몸에 내리쬐는 눈부시고 따뜻한 햇빛, 천천히 흘러가는 구름등 늘 곁에 있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낯설고 이국적이면서도 동양의 수묵화처럼 정적이고 편안하다. 얇은 붓으로 잉크를 여러 번 덧그려 디테일을 살리는 기법으로 흑백에 가까운 그림이지만 우거진 수풀, 호수의 물결, 찬란한 햇빛, 반짝이는 별빛의 감성을 그 어떤 화려한 색감의 그림보다 진하게 전한다.
웅진 모두의 그림책 6 : 어느 날
웅진 모두의 그림책 6권. 노래하는 음유시인 이적의 그림책으로, 이별과 죽음을 바라보는 아이의 시선을 담고 있다. 은연중에 읊조리는 노래 가사처럼, 가슴에 살포시 내려앉은 시구처럼, 조용히 마음을 보듬는 작품이다. 김승연 작가는 아이가 할아버지와의 이별을 하나 둘 확인해 가는 과정을 색연필로 꾹꾹 눌러 표현했다. 곱게 켜켜이 쌓인 색연필 터치 위로 슬픔도 그리움도 꾹 눌러 얹혀진 듯하다. 바닥 타일의 문양, 커튼의 패턴 등 작은 부분까지도 얇디 얇은 선으로 세밀하게 그리고 칠한 흔적이 장면마다 가득하다.
<어느 날,>은 일상이 여느 때처럼 흘러가던 그 어느 날, 아이에게 찾아온 할아버지와의 이별에 대한 그림책이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사실은 아이에게 그저 갑작스럽고 낯설게만 느껴진다. 돌아가셨다는 건 이제 다시는 만날 수 없는 거라고, 그래서 슬픈 거라고 들어 알고는 있지만, 그게 정확히 뭘 의미하는지 아이는 잘 모른다.
동네 골목 풍경은 여전한데, 할아버지의 가게 문에는 자물쇠가 굳게 걸려 있다. 현관 앞 신발장 한 켠에는 구두 세 켤레가 가지런히 놓여 주인을 기다린다. 언제든 꺼내 신어도 될 만큼 말끔해서 주인이 없다는 건 상상이 잘 안 된다. 아침이면 약수터 가자고 방문을 벌컥 여시던 할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다.
얼굴을 간질이던 그 까칠까칠한 수염의 촉감도, 옷에서 희미하게 전해오는 할아버지 냄새도 여전한데, 정작 할아버지는 어디에도 안 계신다는 사실이 아이는 도무지 믿기지 않다. 비단 <어느 날,> 속 아이만 그럴까? <어느 날,>은 냉혹하리만치 갑작스러운 이별 앞에 홀로 선 모든 이들에게 바치는 위로의 서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