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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헌학자답게 서울 걷기
규장각한국학연구소 김시덕(金時?) 교수의 새 책 『서울 선언』은 좀 의외의 주제를 다룬다. 제목과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일종의 답사기다. 고문헌학자가 왜 서울 답사에 나섰을까? 그가 걷고 본 서울은 어떤 도시일까?
문헌학자가 서울 답사기를 썼다고 하면 아마도 [문화유산 답사]를 떠올릴 것이다. 궁궐과 박물관, 역사 유적을 돌아보겠거니 생각할 만하다. 그러나 이 책에 그런 장소는 등장하지 않는다. 말하자면, 찬란한 문화유산이나, 아픈 근대의 흔적 같은 이야기는 없다. 물론 이 책도 역사를 이야기한다. 그러나 그 시점은 대체로 현재에 가깝다.
저자는 주로 [여기도 서울인가?] 싶은 장소들을 걷는다. 그 장소들은 그가 40여 년간 살고 생활했던 곳들이다. 특별할 것 없고 역사가 없어 보이는 곳들을 걸으며 조금은 다른 서울의 역사를 읽어 낸다. 그는 그 장소들을 [무수히 많은 책이 꽃힌 도서관]이라고 칭한다. 그 속에 담긴 이야기들이 어쩌면 진짜 서울의 역사일 것이라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