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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명이 남은 방과 후 교실, 4명만이 살아서 나왔다
당신은 누구 말을 믿겠는가?
지난해 혜성같이 등장해 미국 전역을 영 어덜트(Young Adult) 스릴러 열풍에 휩싸이게 한 작가 캐런 M. 맥매너스의 장편소설 『누군가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One of Us Is Lying)』가 현암사에서 출간되었다. 이 책은 출간되자마자 큰 주목을 받으며 37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었고, 현재까지 51주째 [뉴욕 타임스] 영 어덜트 부문 베스트셀러에 올라 있다. 또한 아마존 십 대 스릴러 소설 부문에서 최근에도 1위 자리를 지키는 등 여전히 거센 열풍이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텔레비전 드라마 제작도 결정된 상태다. 고등학교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을 둘러싸고 그 용의자로 지목된 네 주인공들의 비밀, 그리고 진실이 드러나는 과정에서 십 대들의 고민과 사랑, 갈등을 신인 작가라고는 믿기지 않는 뛰어난 필력으로 그려낸 수작이다.
이 작품이 독자들의 열광적 지지를 받은 데는 촘촘하게 깔아놓은 복선과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진실을 드러내는 작가의 솜씨가 가장 큰 역할을 하지만, 주인공들이 각자의 비밀을 만들 수밖에 없었던 청소년들의 고민이 깊은 공감을 이끌어냈던 점도 한몫한다. 모범생 브론윈은 성적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쿠퍼 역시 고압적인 아버지의 압박 속에 투수로서의 진로에 대해 고민하고, 아름다운 애디는 잘생긴 남자친구가 자신을 버리지 않을까 전전긍긍한다. 마음대로 사는 것 같은 네이트는 사실 불우한 가족사를 숨기고 있다.
이중에 한 가지 고민이라도 해보지 않고 청소년 시절을 지나온 사람이 있을까? 바로 그것이 단순한 스릴러를 넘어 이 작품이 가지고 있는 힘이다. 맥매너스는 십 대들과 밀착되어 있는 성적, 진로, 이성관계, 왕따, 성 정체성, 가정사 등의 문제를 섬세하게 그려내는 한편, 이러한 요소들을 각 캐릭터들이 움직이는 동기로 설득력 있게 활용한다. 사이먼을 도대체 누가 죽였을까, 왜 죽였을까를 생각하는 사이, 주인공들은 진짜 중요한 가치가 무엇이고, 자신이 무엇을 잊고 살아왔는지를 깨닫고, 우리 역시 그러한 주인공들의 모습을 보면서 우정과 사랑, 진실 등의 가치를 되새기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