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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순례길이라는 이 책의 저자가 걸어간 스페인의 시골길을 떠올리며 그 단어가 가진 의미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자. 본래, 산티아고 순례길은 예수의 열 두 명의 제자 중 한 명이었던 야고보가 십자가에 예수가 처형되자 그 복음을 전하기 위해 예루살렘에서 스페인 북부 갈리시아 지방까지 걸어갔던 것을 따라 뒤이은 기독교 순례자가 걸어가기 시작했고, 그것이 지금의 순례길의 시초가 되었다고 전해진다. 사진으로 보는 그 길은 기독교에서 구약의 한 이야기이기도 한 예루살렘의 성지를 찾아가는 히브리인들이 모세를 따라갔던 그 순례길을 떠올리게 한다. 그 길에 있는 것은 내리쬐는 태양볕과 자비조차 없이 나무 한 그루의 그늘도 허락하지 않는 고난의 길일지도 모른다. 눈에 보이는 답을 써 놓은 것도 아니며, 이 길의 끝에 반드시 너희가 원하는 답이 있다고 말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히브리인들은 노예로서 자유는 없으나 배부르게 먹을 수 있었던 땅을 떠나 자유와 해방을 찾아 그 척박한 순례의 길을 떠났고, 자신들의 성지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리고 시골의 어부에 불과했던 자신을 알아봐 주어 제자로 삼아 주었던 예수의 죽음과, 그의 복음을 전하고자 이 길을 걸어갔던 야고보 역시 이 척박하고 모래 날리는 뜨거운 길 위에서 이 길의 끝에 예수의 복음을 듣고 기뻐할 다른 사람들을 상상하고 가는 것만으로도 이 순례길은 그가 인생에서 이뤄야 하는 가장 위대하고 소중한 과업처럼 여겨졌는지도 모른다. 스스로가 기독교인이 아닐지라도, 1년에도 산티아고 순례길을 찾는 수천 명의 세계인들의 마음 역시 그런 ‘자신만의 의지, 목표’를 향해 그 길을 가게 만드는 어떤 힘, 이 책은 읽는 이로 하여금 직접 그 길 위에서 걷는 것은 아니었으나 그 길을 걷는 저자를 비롯한 모든 사람들의 간절함을 마음으로 느껴보고자 노력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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