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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헌법의 역사성과 근대성의 기원을 함께 탐구하는 흥미로운 연구서. 법학·정치학·역사학을 종합한 학제적 연구를 통해 우리 헌법의 자생적 뿌리를 밝힌다. 그간 우리 헌법은 해방 후 진주한 미국의 ‘작품’으로 생각되었다. 자유민주주의와 민주공화국 체제를 택한 것이 모두 미국의 영향이며, 한국 근대헌법의 핵심원리는 자유시장주의라는 것이 보편적 인식이었다. 이런 인식에 대해 이 책은 헌법의 기본정신인 민주공화(民主共和)의 기원을 1848년 만민공동회에 둔다. 독립운동으로만 기억되어온 3·1운동이 대중의 정치참여를 통해 민주공화제를 구현한 운동이라고 새롭게 해석한다. 자유주의 시장경제를 원칙으로 한 우리 헌법의 바탕에 균평·균등 이념이 강하게 스며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북한헌법의 제정과정과 남북한 헌법안을 비교함으로써 두 헌법이 같은 뿌리에서 출발한 쌍생아적 관계임을 밝힌다. 헌법이 힘의 산물일 뿐만 아니라 전체 사회구성원의 역사적 경험을 통한 공동의 합의임을 생생히 밝혔다는 점에서 『대한민국 헌법의 탄생』은 진일보한 성취를 이룬 연구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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