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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도시를 여행하면 그 거리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생긴다. 비행기에서 내리고 공항을 벗어나 그곳의 거리를 마주하고 안도감을 느낄 때, 우리는 그곳을 ‘수집’했다고 느낀다. 그림 그리는 작가 이희은(heeeunlee)은 그 마음으로 도시를 수집한다. 첫 번째 교토 수집을 마칠 즈음 작가는 다짐했다. “교토의 가게들을 그리고 싶다. 이것들을 엽서로 만들어 다시 교토에 와서 가게마다 주고 오자.” 그래서 어느 가게를 나서건 마지막에는 “또 오겠습니다”라는 인사를 잊지 않았다. ‘다시 또 오자, 또 다른 재밌는 일로 두 번째 인사를 나누자’라는 스스로에게 전하는 약속이기도 했다. 두 번째 교토 수집은 첫 여정 이후 작가가 약속한 작은 교류를 촘촘히 이뤄가는 시간이었다. 좋아서 시작한 일이 교토와 작가를 연결해주었고, 그 여정을 담은 이야기가 이 책 『교토 수집』으로 세상에 나왔다. 첫 번째는 말없는 목례로 가게를 나섰지만, 두 번째는 ‘또 오겠다’고 말했다. 세 번째는 그 약속을 지키는 여행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