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본 이미지
이전
미국 미주리 세인트 루이스 출신의 엔젤 올슨(Angel Olsen)은 현재 음악 씬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여성 싱어송라이터이다. 가공을 거치지 않은 다이아몬드처럼 강렬하면서 매혹적인 음색, 지극히 개인적인 스토리텔링으로 채워져 있지만 많은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송 라이팅, 포크와 얼터너티브를 기반으로 들려주는 다양한 음악적인 스타일로, 전무후무한 독보적인 아티스트로 인정받고 있다.
특히 지금까지 단 한번도 보컬 트레이닝을 받아본 적이 없다는 그녀의 음색은 한번 들으면 잊을 수 없을 만큼 강렬한데, 우수가 깃든 아련함과 그리움, 그리고 광활한 대자연을 품은 듯한 웅장함, 신비로운 비밀을 간직한 듯 섬세한 매력을 동시에 표현해내고 있다.
이는 그녀가 세 살 무렵부터 위탁 가정에서 자라왔으며, 소도시의 보수적인 기독교 학교를 다니며 동시에 펑크와 노이즈 락에 심취했던 내향적인 청소년 시절을 지내온 것에 기인한 것일 수도 있다. 음악에 대한 그녀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송 라이팅으로 이어졌고, 고등학교 졸업 후 시카고로 이동, 본격적인 아티스트의 꿈을 향해 다가가게 된다.
2010년에 신비롭고 몽환적인 사운드로 채워진 로우-파이 포크 앨범 [Strange Cacti], 2012년에는 싸이키델릭 포크 사운드의 첫 정규 앨범 [Half Way Home]을 인디 레이블 버세틱 레코즈(Bathetic Records)를 통해 발표한다. 특히 [Half Way Home]은 피치포크(Pitchfork) 미디어를 통해 ‘황홀한 음색을 지닌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아티스트’로 평가받으며 인디 뮤직 씬의 다크호스로 소개된다.
이후 공개된 두 번째 정규 앨범 [Burn Your Fire For No Witness]는 본 이베어(Bon Iver)와 샤론 반 이튼(Sharon Van Etten), 언노운 모탈 오케스트라(Unknown Mortha Orchestra)의 레이블, 잭재규어(Jagjaguwar)를 통해 발표된다. 전작들과 달리 강렬한 얼터너티브 밴드 스타일의 사운드를 지닌 본 작은 피치포크의 ‘베스트 뉴 뮤직’으로 선정되고, 미국 앨범 차트 71위에 오르며 음악 씬에 엔젤 올슨의 이름을 당당하게 알리는 계기가 된다.
2016년에 공개된 세 번째 정규 앨범 [My Woman]은 미국 앨범 차트 47위, 그 해 거의 모든 매체에서 ‘올해의 앨범’으로 선정되며 엔젤 올슨을 가장 주목해야할 아티스트로 만들어준다. 2017년에는 미발표곡과 비-사이드, 데모버전을 담은 컴필레이션 앨범 [Phases]를 통해 그간의 음악 여정을 뒤돌아보는 기회를 가졌다. 최근에는 마크 론슨(Mark Ronson)의 앨범 [Late Night Feelings]에 피쳐링을 한 싱글 ‘True Blue’를 공개, 피치포크 ‘베스트 뉴 트랙’으로 선정되었다. 또한 넷플릭스의 인기 드라마 ’루머의 루머의 루머(13 Reasons Why)’에 그녀의 싱글 ‘Windows’가 사용되기도 하였다.
'All Mirrors’는 엔젤 올슨의 가장 극적이며 멜로드라마틱한 작품이다 - New York Times
'All Mirrors’는 가장 진화된 엔젤 올슨의 결과물이다 - NPR Music
3년만에 공개되는 네 번째 정규 앨범 [All Mirrors]는 엔젤 올슨의 그 어떤 이전 작품과도 다른 작품이다. 수록곡들은 그 어느때보다 깊은 사색과 자기인식의 과정을 통해 태어났다. 빛과 어둠의 공존처럼 인정하기 힘든 자신의 모든 어두움과 불안감을 겸허하게 받아들여야만 희망차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그녀의 경험을 토대로 모든 곡들을 써내려 갔다.
엔젤 올슨 자신과 존 콩글턴(John Congleton)의 프로듀서를, 편곡에는 제렉 비숍(Jherek Bischoff), 14피스의 오케스트라를 통한 스트링 편곡과 프로듀서는 밴 베빗(Ben Babbitt)이 담당하였다. 신비로운 분위기의 얼터너티브 팝 싱글 ‘All Mirrors’는 흑백의 초현실주의 영화 같은 뮤직비디오와 함께 공개되었는데 세심하게 준비된 프로덕션으로 큰 화제를 모았다.
앨범의 첫 트랙이면서 앨범 전체를 관통하는 내적 갈등의 메시지를 지닌 싱글 ‘Lark’는 강렬하게 휘몰아치는 카타르시스를 지닌 곡으로 오케스트레이션 편곡과 엔젤 올슨의 음색이 빛을 발하는 대곡이다. 레트로한 신스사운드의 인디팝 스타일 싱글 ‘Too Easy’와 ‘Spring’, [My Woman] 시절을 연상시키는 얼터너티브 트랙 ‘New Love Cassette’와 ‘What It Is’는 거울의 양면처럼, 혹은 좋았던 지난 시절을 상기시키듯 다소 업비트의 트랙이다. 반면 고독과 번뇌의 시간을 닮은 그로테스크한 트랙 ‘Impasse’, 엔젤 올슨의 울부짖는 듯한 음색이 인상적인 웨스턴 스타일의 트랙 ‘Summer’, 우아한 음색으로 침착하게 읊조리는 ‘Endgame’은 슬픔과 어두움의 정서를 지닌 트랙이다.
엔젤 올슨이 언제나 그래왔듯 앨범의 라스트 트랙 ‘Chance’는 클래식한 낭만과 긍정적인 마인드를 지닌 발라드 트랙이다. 마치 터널 시작 점에서 바라보는 반대편의 불빛처럼 희미하게 보이더라도 그 곳에 밝음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라는 바램을 담은 것처럼 말이다. [All Mirrors]는 엔젤 올슨의 가장 새롭고 혁신적인 결과물이 되었다. 이전의 그녀의 모습이 잊힐 정도로 강렬하지만, 사실 [All Mirrors]에는 그녀의 모든 모습이 담겨 있다. 다만 달라진 것이 아니라 새롭게 리셋되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