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본 이미지
이전
“당신들은 우리에게서 너무 많이 빼앗아갔어.
이제 우리는 다시 전부를 원한다.”
노동과 생산 영역을 통제하는 이들이 느끼는 공포는, 우리가 그들을 위해 생산하고 노동하는 것을 멈출 가능성에서 비롯한다. 모두가 강요를 거부하고 진정 내 것이라고 느껴지는 여러 종류의 노동에 접근할 수 있게 하는 도구를 갖출 가능성 말이다. 기본소득은 노동의 세계, 곧 우리의 삶이 펼쳐지는 세계 안에 수평적 질서가 자리잡을 수 있는 방법을 탐구하며 살 수 있도록 물질적·상징적으로 역량을 키워주는 도구다.
자본주의가 신자유주의로 방향을 틀면서 그 약탈적 성격이 더 거세지는 결과를 낳았다. 버티기도 끝이 보인다. 그렇기에 무조건적인 기본소득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 첫째, 기본소득은 생존을 위한 수단으로 ‘제공되는’(강요되는) 노동들을 그저 받아들이고 구걸해야 하는 필요성으로부터 우리를 해방한다. 둘째, 기본소득은 자기목적적인 활동, 즉 급여 여부와 무관하게 실현하는 노동을 시도할 수 있게 한다. 성별과 인종에 따른 노동 분배가 온갖 방식으로 자행되는 세상에서, 삶의 기본적 필요를 해결하기에 충분한 수입을 보장하기가 갈수록 어려운 임금노동의 세상에서, 노동 과정 자동화의 결과로 일자리가 부족해져 버린 세상에서, 정치 영역이 우리와는 멀고 손에 닿기 어려운 공간으로 묘사되는 세상에서 삶을 무조건적으로 보장하는 기본소득은 우리가 다른 방식의 노동 분배를 제안하고, 필요하다면 이를 강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는 극빈에 대한 두려움을 조장하는 신자유주의의 협박에서 멀어진 삶의 형태들을 상상하고 실천할 수 있을까? 아니면 임금노동이 유일한 선택지일 때를 두고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시간제 노예제’라는 체제에서 제삼자를 위해 끊임없이 일할 수 있어 행운이고 심지어 감사하다고 느끼기를 계속해야 할까? 우리는 권태나 나태함에 빠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어떻게 살지 결정하는 자유로운 노동자가 되기 위해 프롤레타리아에서 벗어날 수 있는(꼭 임금노동을 완전히 저버리는 것은 아닌)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자유는 모두가 조건 없이 온전히 접근할 수 있는 공동의 재산이어야 한다. 자유가 실현될 가능성의 물질적·상징적 조건을 쟁취하기 위해 우선 싸우지 않고서는, 자유를 알아보지도 경험하지도 못하리라.
닫기
수량감소
수량증가
15,300
원
쿠폰은 결제 시 적용해 주세요.
총
1
개
15,300
원
카트에 넣기
바로구매
선물함에 넣기
바로 선물하기
나에게 선물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