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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고금의 어떤 소설도 스케일과 박진감에 있어 나관중의 『삼국지』를 능가할 만한 것은 없다. 수많은 인물이 등장하지만 그 성격들은 다양함을 잃지 않으며, 의표를 찌른 술책과 방략, 지혜와 미련함, 배신과 음모 등 인간의 모든 속성이 뒤얽혀 황하와 같은 하나의 장대한 드라마를 엮어내고 있다. 『삼국지』에 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이미 읽었거나 들은 이야기들이 누구나 공통되는 아득한 추억으로 남아 있으며 다양한 책들이 나와서 여러 종류의 삼국지들이 존재한다. 등장인물만 해도 700여 명. 그 인물 하나가 두세 가지 직함을 가지고 있으며, 배경으로 나오는 지명, 강명, 산명이 360여 개. 우리가 흔히 복잡다단한 인물이나 사건을 가리켜 “삼국지와 같다.”는 말을 쓰는 경우가 있듯이, 이 거창하고 갈피를 잡을 수 없게 복잡한 이야기 속에는, 오늘날에 와서도 이것을 ‘고색창연한 골동품’이라기에는 너무나 엄숙한 ‘인간의 영원한 모습’이 약동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싸움에서 싸움으로 전개되어 나가는 이 이야기 속에서는 무수한 인간의 개성들―약삭빠른 놈, 둔한 놈, 제 딴에는 꾀를 부린다는 놈, 미련한 놈, 이쪽저쪽의 눈치만 보다가 목이 달아나는 놈, 배신, 음모, 공갈, 협박이 얽히고설켜 뒤범벅이 되어 난무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시대를 초월한 인류 전체의 ‘영원한 모습’이라고 생각할 때, 그것이 비록 어떤 역사란 것에 과대, 왜곡, 보충, 개정의 수법을 가하여 이루어진 이야기라 하더라도 독자는 고소와 미소를 금하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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