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는 나에게 주는 선물이다. 그건 나머지 세 계절을 어떻게든 버텨온 스스로에 대한 예의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 시간을 모르고 살아온 부모님이 계씨니 올해는 여름휴가를 함께 다녀올까. 그러려면 일단 돈을 벌어야겠지. 나 어렸을 때 부모님이 그랬던 것처럼 이번엔 내가 최선을 다해야겠지...하지만 딸은 당신들이 그랬던 것처럼 먹고살기 위해 여름휴가를 놓치는 일은 하지 않
나중에 자초지종을 들으니 밤새도록 토하다 쓰러져 잠이 들고, 다시 눈 떠 토할 장소를 찾아 꺽꺽 대고는 어느새 쓰러져 잠드는 짓을 반복하던 신입생 하나를 건사하느라 소수의 동기와 선배 들이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했다. 하지만 모든 이야기를 듣고도 치욕스러움은 느껴지지 않았다. 그저 나를 그 지경으로 만든 이 사회가 증오스러웠을 뿐. 그날 이후 4년 내내 학교에서 하는 모든
올여름에는 책 한권 들고 언제든 혼술하러 갈 수 있는 동네 술집을 찾아볼 거다. 가서 나중에는 기억도 안 날 책을 열심히 읽고, 틈틈이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일 생각도 함녀서 나 자신과 독대 좀 해야겠다. 여름은 그러기 위한 계절이니까. 나른하고 게으를수록 좋은 계절이니까. 그떄 곁에 책이라는 안주가 있다면, 그 시간은 더욱 기꺼울 거다.
그동안 내가 식물에 쏟은 정성은 누군가에게 받고 싶은 관심이나 애정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은퇴를 하거나 자식들을 집에서 떠나보낸 어르신들이 그렇게 매일 아기 돌보듯 식물을 가꾸는 걸까. 우리 아빠도 그러시는데. 세상을 살아가는 데 ‘나는 이 세상에 필요한 존재’라는 믿음은 꼭 필요하다.
아무도 나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면, 사람은 나락으로 떨어지게 되는 것 같다고. 타인과 주고받는 애정도, 직업적인 성취도, 누군가를 도와주며 느끼는 만족감도 결국 다 ‘나는 이 세상에 필요한 사람’이라는 실감을 위한 것 같다는 언니의 말을 한동안 곱씹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