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걸음 더 나아가 전문가에게 농담은 결코 터무니없는 의무가 아니라 주인의 입장에서 얼마든지 기대할 수 있는 의무라는 생각마저 든다. 물론 나는 농담의 기술을 발전시키고자 이미 많은 시간을 투자해 왔지만 내 모든 역량을 바쳐 농담이라는 이 직무에 접근한 적은 없다고 할 수 있다. 그러니 내일 달링턴 홀에 돌아가면 새로운 각오로 연습에 임해야 할 것이다. 다행히 패러데이 어
"달링턴 나리는 나쁜 분이 아니셨어요. 전혀 그런 분이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그분에게는 생을 마감하면서 당신께서 실수했다고 말씀하실 수 있는 특권이라도 있었지요. 나리는 용기 있는 분이셨어요. 인생에서 어떤 길을 택하셨고 그것이 잘못된 길로 판명되긴 했지만 최소한 그 길을 택했노라는 말씀은 하실 수 있습니다. 나로 말하자면 그런 말조차 할 수가 없어요. 알겠습니까? 나는
이 대목에서 이 작은 사건의 발단이 되었던 그 책에 대해 몇 마디 덧붙여야 하겠다. '감상적인 연애 소설'이라 불릴 만한 책이었던 것은 물론 사실이다. 그 책은 서재에 꽂힌 무수한 책들 중 하나였고 숙녀 손님들을 배려하여 객실 몇 곳에도 비치되어 있었다. 내가 이런 작품들을 정독하게 된 이유는 간단했다. 영어 구사력을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데 지극히 효과적이었기 때문이다. ㅋ
"스티븐스 씨, 당신이 그런 얘기를 거기에 그렇게 앉아서 마치 식료품 주문 목록을 논하듯 말하고 있다는 게 분통 터지는군요. 전 도저히 믿기지가 않아요. 지금 루스와 사라가 유대인이기 때문에 해고하겠다는 거 아닌가요?" "켄턴 양, 방금 상황을 충분히 설명했잖소. 나리께서 결정하신 일이니 당신이나 나는 논할 것이 없어요." "단지 그 이유만으로 루스와 사라를 해고한다는 것이 '
즉 '품위'는 자신이 몸담은 전문가적 실존을 포기하지 않을 수 있는 집사의 능력과 결정적인 관계가 있다. 모자라는 집사들은 약간만 화나는 일이 있어도 사적인 실존을 위해 전문가로서의 실존을 포기하게 마련이다. 그 런 사람들에게 집사로 산다는 것은 무슨 팬터마임을 연기하는 것과 비슷하다. 슬쩍 밀거나 약간만 비틀거리게 만들어도 가면이 떨어져 내려가면 뒤의 배우가 제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