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책

p.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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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보다 자존심이 강한 아이가 제 영혼을 잃어버렸었지요. 누구보다 순종적인 아이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두 아이 모두 겉으로는 아 무 문제가 없었습니다. 문제는커녕 모든 것이 완벽에 가 까웠죠. 하지만 너무 잘 벼린 칼날은 스치기만 해도 위험 합니다. 두 영혼 모두 날카롭게 날이 서 있었습니다. 그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렸네요.
스스로가 만든 벽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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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p.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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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절대 마술일 수 없어. 그러니까 마술을 신기해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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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p.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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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령이 사는 저승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이 세상에서는 사람 마음이 그렇게 쉽게 바뀌지 않는다. 때문에 하루하루가 괴롭고 힘들고 또 외로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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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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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는 작고 초라해도 맑은 소리를 간직한 유리 종이 걸리기를 빈다. 수리의 가슴속에도 자신만의 맑은 종소리 가 울려 퍼지기를. 가끔은 아무것도 안 해도 괜찮고, 틀려도 잘못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 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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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p.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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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실수와 실패 역시 그들에겐 찰나의 호기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사람들은 대체로 타인의 일에 무심한 법이니까. 그러니 그 짧은 관심을 위해 전전긍긍할 필요가 없었다. 진짜 마음의 문을 두드려야 할 상대는 따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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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p.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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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실시간으로 자신의 뒷 모습을 볼 수 없다. 자는 모습을 보는 것도 불가능하다. 스스로의 것임에도 보지 못하는 게 너무 많았다. 깊은 심연 속, 마음도 마찬가지다. 제 것이지만 스스로도 어쩔 수 없다 . 때로는 방치하고 모른 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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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p.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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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레주머니? 진짜 그런 주머니 있었으면 좋겠다. 그주 머니에서 모레를 꺼내서 오늘 써 버리는 거야. 내일모레 할 만화도 오늘 보고, 모레 생일이면 오늘 미리 선물 받고, 그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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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p.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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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 세탁한 스웨터처럼 쪼그라든 가슴은 영혼조차 담아 둘 수 없을 정도로 비좁아졌다. 그럴 수도 있다며 고개를 끄덕이던 내가 '절대 그래선 안 돼.' 하고 스스로를 다그쳤다. 대체 뭐가 안 되는지도 모른 채, 무엇이 잘못된지도 잊은 채 나 자신을 의심하고 믿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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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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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화 매듭처럼 감정은 시시각각 교차되었다.
아직 오지도 않은 다음 평가를 미리 걱정했 다. 웬만해선 포기를 모르는 수리는 걱정마저 포기하지 못 했다. 어리석은 자가 시소를 탈 때처럼 올라가면 너무 높아 무서워하고 내려가면 추락할까 두려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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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p.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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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사람 속은 모른다고. 그러니 타인을 조심하자는 의미로 받아들였다. 세상에는 남을 속이는 엉큼한 사기꾼들이 많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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