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러기 착하지 않아도 돼. 참회하며 드넓은 사막을 무릎으로 건너지 않아도 돼. 그저 너의 몸이라는 여린 동물이 사랑하는 걸 사랑하게 하면 돼. 너의 절망을 말해봐, 그럼 나의 절망도 말해주지. 그러는 사이에도 세상은 돌아가지. 그러는 사이에도 태양과 투명한 조약돌 같은 비가 풍경을 가로질러 지나가지, 초원들과 울창한 나무들, 산들과 강들 위로. 그러는 동안에도 기러기들은 맑
...하지만 이 세상에 그 무엇이 완벽할까? 몸을 구부려 자세히 보면, 이건 분명 한쪽으로 기울었고- 저건 잎마름병 걸린 주황빛이고- 이건 반질거리는 뺨을 절반이나 갉아 먹혔어- 그리고 저건 막을 수 없는 쇠퇴를 가득 품은 찌그러진 주머니. 그래도, 내가 삶에서 원하는 건 기꺼이 현혹되는 것- 사실들의 무게를 벗어던지고 어쩌면 이 고난의 세상 조금 위에서 떠도는 것. 난 거대한
...나는 그녀가 자신의 삶을 사랑한다는 걸 한순간도 의심하지 않아. 나는 그녀가 그 찌든 때와 구정물에서 일어나 강을 따라 날아갔으면 좋겠어. 아마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겠지. 하지만 어쩌면 일어날지도 몰라. 세상이 그저 고통과 논리뿐이라면, 그 누가 세상을 원하겠어? ...
눈발 헤치고, 얼어붙은 나무들 사이로, 그루터기와 덩굴을 지나, 헛간과 교회 첨탑을 빙 돌아, 그물 같은 장애물들을 요리조리 피하며 그 어느 것에도 저지되지 않고 날아오는 올빼미- 쓸쓸한, 흰 들판에서 낫으로 베어낸 소화되는 붉은 기쁨으로 거듭거듭 스스로를 채우지- 그리고 동이 트면, 마치 만물이 마땅히 되어야 하는 대로 된 것처럼, 들판은 장밋빛으로 넘실대고, 올빼미는 나
쓸쓸한, 흰 들판 밤마다 눈 덮인 들판에서 거친 원숭이 얼굴 가진 올빼미 검은 나뭇가지 사이로 부르짖으면, 생쥐들 얼어붙고 토끼들 진저리 치지- 그러다 올빼미 노래 그치고 공중으로 나서면 길고도 깊은 정적의 골 파이지. 죽음의 궁극적 목적이 무엇인지 난 모르지만, 이런 생각을 해. 누구든 자신의 삶을 손에 쥐고 한해한해수백 해 살기를 꿈꾸는 자는 올빼미 생각은 해본 적이 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