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의 불확정성을 고려하지 않고 모든 것이 확정적이라고 가정할 패, 초기 조건을 안다면 그 후 모든 시간 단면의 상태를 계산해낼 수 있지. 만약 외계의 과학자가 수십억 년 전 지구의 모든 데이터를 갖고 있다면 그는 오늘날 이 사막이 존재한다는 것을 예측해낼 수 있을까?" Ice가 대답했다. "당연히 그럴 수 없죠. 이 사막의 존재는 지구가 자연적으로 진화한 결과가 아니니까요
"사실 말입니다. 과학적인 관점에서 보면 멸망이란 잘못된 말이에요. 그 무엇도 정말로 파괴할 수 없고 소멸시키는 건 더더욱 불가능해요. 물질의 총량은 조금도 줄어들지 않으니까. 각운동량도 여전히 존재하죠. 그저 물질의 조합 방식이 변하는 것뿐. 카드를 다시 섞는 것과 같아요······. 하지만 생명은 스트레이트 플러시같아서 카드를 한 번 섞으면 그걸로 끝이에요."
"어째서 사형에 처할까요? 사람을 죽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건 정답 중 하나일 뿐이죠. 다른 정답도 있습니다. 죽인 사람이 너무 적어서, 딱 한 사람밖에 죽이지 않았기 때문에 사형에 처한다. 수십 명을 죽였다면 마땅히 사형에 처해야 합니다. 수천, 수만 명을 죽였다면 만 번 죽여도 부족할 겁니다. 그런데 그것보다 더 많이, 수십만 명을 죽였다면 어떨까요? 물론 사형에 처해야
"암흑의 숲 상태가 우리에겐 생존의 전부이지만 우주 전체로 보면 아주 작은 일이에요. 우주는 거대한 전쟁터예요. 각 진지 사이에 있는 저격수들 이 실수로 자기 위치를 노출한 적을 사살하죠. 통신병이라든가 취사병 같은. 그게 바로 암흑의 숲 상태예요. 전쟁 전체로 보면 작은 일이라고요. 태 양계 인류는 진정한 행성 간 전쟁을 보지 못했어요.
5000년 동안 미친 듯이 달려온 문명이었다. 끊임없는 진보가 더 빠른 진보를 부추기고, 수많은 기적이 더 큰 기적을 만들어냈다. 인류가 신처럼 위대한 힘을 가진 것 같았다. 하지만 결국 진정한 힘을 가진 건 시간이며 발자취를 남기는 것이 세상을 창조하는 것보다 더 어렵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이 문명의 끝에서 그들은 태곳적 갓난아기 때 했던 일을 해야 했다.돌에 글씨를 새기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