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들은 키우던 동물을 버린다. 털이 날린다고, 똥오줌 냄새가 난다고, 더 이상 어리지 않아서 귀엽지 않다고, 아프다고, 늙었다고, 감당이 되지 않는다고 버린다. 그런 인간들도 가족이라고 생각해서 정을 주고, 온전한 믿음을 준 동물들을 생각할 때면 윤주는 마음이 상했다. 고양이를 사랑하면 할수록, 윤주는 어쩐지 인간에게 더 거리감을 느끼게 됐다.
그녀는 선아에게 꾸꾸에 대해 말했다. ‘고작 닭 한 마리’를 애지중지했다고 웃음거리가 되었을 때의 알 수 없는 슬픔에 대해서. 선아는 그 이야기를 웃지 않고 들어준 최초의 사람이었다. 선아는 그녀에게 쿤데라와 쿳시의 책을 소개해주었고, 그녀는 책 속에서 그녀와 마음이 같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동물이 고기이기 전, 하나의 존중받아야 할 생명이라는 생각은 다수의 생각
부모는 꾸꾸에 대한 그녀의 사랑을 유난이라고 말했다. 그들은 꾸꾸에 대한 그녀의 애정을 농담거리로 삼았다. 닭에게 이름을 붙이고 항상 쓰다듬어줬다고, 그런 이유로 이제 닭고기도 먹지 않는다고. 대체 어떤 부분이 그렇게 웃긴 것인지 그녀는 이해할 수 없었지만 사람들의 반응에 상처를 받느니 꾸꾸에 대한 이야기를 비밀에 부치는 편이 나으리라고 판단했다.
“유리가 하는 말이 그거 아닌가요. 그런 구분이 뭐가 중요해서 여자애들을 대복사 못 서게 하느냐는 말을 하는 거 아닌가요. 큰 몫, 작은 몫 따로 없다면서 정작 중요해 보이는 일들은 다 남자만 하고 있잖아요. 유리는 열두 살이에요. 여자여서 안 된다는 거, 무의식적으로라도 여기서 배울까봐 두렵네요. 저는 유리가 여자라는 이유로 배제되는 기분 느끼게 하고 싶지 않아요.”
자신의 채반 같은 마음을 알게 된 것도 그때였다. 무엇으로도 채워지지 않는 마음의 허기를 인정하게 된 것도. 아무리 바가지로 물을 떠서 담으려고 해도 채반 같은 마음에는 조금의 물도 머무를 수 없었다. 신을 받아들였다는 건…… 무려 신의 사랑을 체험했다는 건 채반에 더는 물을 붓지 않고 깊은 물속에 채반을 던지는 일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