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갖과 살갗이 맞닿은 자리에서부터 물줄기가 흘러내려 바다의 일부가 되었다. 맞닿고, 채워지고, 다시 하나가 되는 느낌. 혹은 기쁨. 선율은 찌꺼기처럼 남았던 불안이 마저 사라지는 것을 느 꼈다. 무언가가 온전히 끝났고, 새로 시작된 것을 느꼈다. 선율 또한 그 하나만으로도 충분했다.
"만들어진 대로 딸 역할이나 잘하면 될 거 아니야? 그런데 왜 이렇게 비참하게 만들어? 왜?" 문고리를 쥐려는 순간 울부짖는 듯한 목소리가 손목을 붙잡았다. 수호는 몸을돌려 거실을 보았다. 엄마는 두 손에 얼굴을 파묻고는 흐느끼고 있었다. 마치 심한 말을 들은 쪽이 자신이 라는 것처럼. 참 우습고 이상한 일이다 싶더니화가 치밀었다.수호는 거실로 돌아가엄마를 내려다보았다. 소
한번은 여행을 가자는 말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자 엄마의 미간이 묘한 간격으로 좁아졌다. 병원에서의 기억을 떠올리며 투덜거릴 때에도 그랬다. 수호는 그게 무슨표정인지 알고 있었다. 에어컨이 더운바람을 쏟아 냈을 때, 로봇 청소기가 카펫을 집어삼켰을 때, 승강기가 점검으로멈춰 섰을 때 엄마는 그렇게 얼굴을 찌푸리곤 했다. 비슷한 기억은수없이 많았다. 그런 순간이 뭉쳐 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