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이제 나는 조금은 알 것 같기도 하다. 내가 배서정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던 만큼 배서정 역시 자신의 방식으로 나와 황은채를, 요즘 애들이라고 이름 붙여진 불가해의 영역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사실을. 어떤 종류의 이해는 실패하고 나서야 비로소, 삶의 자세로 남기도 한다. 내게는 그 시절이 그랬다.
성적 욕망이나 사랑이라고 단순화되곤 하는 그런 감정을 초월한, 어떤 안정감 같은 것이 마음속에 차올랐다. 나와 내 주변을 구성하고 있는 모든 기둥들이 단단히 뿌리를 내리고 있다는 그런 신뢰감. 내 삶에 가장 결핍되어 있던 그것. 어쩌면 지금 이 순간을 위해 숱하게 연애에 실패하는 경험이 필요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간 내가 불장난하듯 단숨에 빠져들었다가 쉽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