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분명히 그를 잡고 껴안았다. 내가 무슨 열정으로 그를 잡았는지 상상할 수 있으리라. 하지만 이윽고 나는 나 자신이 껴안고 있는 것이 정말 무엇인지 느끼기 시작했다. 고요한 날 실내에는 우리 둘뿐이었고, 악령을 쫓아낸 그의 여린 심장은 고동을 멈추어 버린 것이다.P.200 중에서
그동안 나는 건너편 둑에 떨어져 있으면서도 우리의 목소리를 감지하려는 듯이 여전히 경직되고 미동도 하지 않은 채, 내게 도움을 주려는 것이 아니라 분명히 나를 재앙에 빠뜨리기 위해 있는 존재와 다시 교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이는 딱하게도 자신이 토 한 찌르는 듯한 앙증맞은 말 마디마디를 어딘가 외부로부터 빌려 온 듯 정확히 표현했다. 그래서 모든 것을 인정해야만 한다
어디론가 종적을 감춘다면 나의 곤경에 쉽사리 종지부를 찍을 수 있을 지도 모른다. 지금이 기회이며, 나를 막을 사람은 아무도 없다. 나는 모든 것을 포기하고 등을 돌려 물러날 수 있다. 많은 하인들이 교회에 가느라 비우다시피 한 집으로 급히 되돌아가 몇 가지만 준비하면 끝날 문제였다. 요컨대 내가 필사적으로 도망간들 누가 책망할 수 있겠는가. P.134 중에서
나는 사실 아이들이 너무나 사랑스러워 지금까지도 그들을 미워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구원이 좀 더 지체되었더라면 결국 내가 화를 내고 말지나 않았을까? 구원이 찾아왔기 때문에 그건 별문제가 되지 않았다. 비록 그것이 팽팽하게 당겨진 줄이 끊어지면서 생긴 안도감에 불과하거나, 숨이 막힐 듯한 날에 갑자기 터지는 우레와 같다고 하더라도 나는 구원이라 부르리라. 최소한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