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흐르는 것도 잊고 술을 마시는 사이에 이백 씨가 마치 친할아버지인 것처럼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말을 주고받지는 않았지만 왠지 이백 씨가 계속해서 말을 걸어오는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그냥 살고 있는 것만으로도 좋지." 이백 씨가 그런 말을 한 것 같았습니다. "맛있게 술을 마시면 돼. 한 잔, 한 잔, 또 한 잔." "이백 씨는 행복한가요?" "물론." "그건 정말 기쁜 일
"너 혹시 요괴 아니냐?" 내가 아연해져서 묻자, 소년은 "난 뭐든지 알아" 했다. "아버지는 늘 나를 여기로 데리고 왔어. 그리고 책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걸 가르쳐줬어. 나는 여기 있으면 책들이 모두 평등하고 서로 자유자재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느껴. 그 책들이 서로 연결되어서 만들어내는 책의 바다는 사실 그 자체로 한 권의 커다란 책이야. 그러니까 아버지는 죽은 후에
“땅에 발을 대지 않고 사는 거야. 그럼 날 수 있어.” 정말 날 우습게 아는군, 그런 생각을 했지만 일단 시키는 대로 땅에 발을 대지 않는 장래의 비전을 그려보았다. “어느 날 우리 집 뒷산을 팠더니 석유가 나와 엄청난 부자가 돼서 대학을 중퇴하고 그 후 죽을 때까지 신나게 산다.” 그런 꿈을 그리자마자 몸이 순식간에 가벼워지면서 부웅 하고 건조대 위로 떠올랐다. 히구치 씨는
‘친구펀치’라고 아시는지. 여기서 일단 그 주먹을 풀고 다른 네 손가락으로 엄지손가락을 휘감듯이 쥐어보자. 이렇게 하면 남자 주먹 같던 울퉁불퉁한 주먹이 분위기를 싹 바꾸어 자신 없어 보이는, 마치 마네키네코의 손같이 앙증맞아진다. 이런 우스꽝스러운 주먹에는 온몸의 증오를 담을 수 없다. 이리하여 폭력의 연쇄는 미연에 방지되고 세계가 조화로워지는바, 우리에게 아직 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