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책

p.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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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공포는 '잃을 것'과 '지킬 것'을 가진 자들이 느끼는 슬픔이다. 그것은 언어화되거나 숫자로 환원되었던 어떤 감성이 아니라 강렬한 자극이며 그것에 대한 감수성이었다.     럭은 요나에게 인위적 재난이 아닌 숭고한 공포를 알려 준다. 교살자무화과나무의 공포는 우주의 힘 앞에서 느끼는 인간적 약함에서 비롯된다. 그 공포는 바로 숭고한 감성이다. 도시에서는 맛볼 수 없는 초
YES마니아 : 골드 s*****m 2026.04.12. 신고 공감0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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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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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도 당연하게, 파울은 쓸모없음의 쓸모를 찾는다. 기획된 재난의 시나리오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도 바로 쓸모없는 존재들이다. 쓸모없음으로 쓸모를 입증해야만 하는 자들, 파울은 그들을 '악어'라고 부르며 역할을 준다. 자본의 거대한 기획 앞에서 난민들은 캐스팅이 된 줄도 모른 채 어느새 역할을 맡게 된다. 파울의 세계에서는 재난도 삶도 죽음도 모두 다 파울의 기획인 셈
YES마니아 : 골드 s*****m 2026.04.12. 신고 공감0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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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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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고은이 「밤의 여행자들」에서 보여 주는 회사라는 세계는 감수성이 사라진 현실이다. 감성(sensitivity)이 정보를 처리하는 인간의 감각 능력이라면 감수성(sensibility)은 맥락을 이해하고 관계를 공감하는 능력이다. 그런 점에서, '정글'은 감성만 있고 감수성이 부재하는 공간이다. 비단 정글만이 아니다. 정글은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실, 감수성 없이 감성의 인식 만으로
YES마니아 : 골드 s*****m 2026.04.12. 신고 공감0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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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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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더 이상 미래를 믿지 않을 때 묵시록은 유토피아를 대체한다. 점차 통제 불가능하다는 것 자체에 매혹된다. 그러므로 재해는 지금, 이곳의 사람들이 가진 집단적 상상력이 가닿기 가장 알맞은 이미지가 된다. 재난은 불가항력적이고 예측 불가능하며 무자비하지만 자연스럽다. 예측 불가능한 미래가 상품이 되고 재난을 소비함으로써 사람들은 불안을 털어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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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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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자면 사람들은 타인의 고통 속에서 살아갈 힘, 에로스를 얻는다. 고통은 망막에 새겨졌을 때 강력한 이미지로 인식된다. 지독한 고통에 시달리 는 이웃을 이미지로 확인할 때, 사람들은 값싼 우월감을 구매한다. 어마어마한 재난 지역을 뉴스로 보며 사람들은 감히 체험키 어려운 숭고를 접한다. 직접적 체험으로서의 재난이 위대한 자연의 숭고를 깨우쳐 준다면 렌즈를 거친 재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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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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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떠남으로써 사람들이 느끼는 반응은 크게 '충격→ 동정과 연민 혹은 불편함→ 내 삶에 대한 감사→ 책임감과 교훈 혹은 이 상황에서도 나는 살아남았다는 우월감'의 순으로 진행되었다. 어느 단계까지 마음이 움직이느냐는 사람마다 다르지만, 결국 이 모험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재난에 대한 두려움과 동시에 나는 지금 살아 있다는 확신이었다. 그러니까 재난 가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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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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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것은 그들이 물리적으로 먼 곳에 가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오히려 소설 속 인물들은 비-여행한다. 그들은 여행하지 않음으로써 더 많은 곳을 여행한다. 가령 그들은 직접 비행기를 타고 떠나기보다 웹 사이트 너머의 사진을 보며 이상적 '거기'를 체험하고, 가이드북을 통해 그곳을 그린다. 그런 점에서 그들의 비-여행은 우리가 상상이라고 부르는 영혼의 망명과 닮아
YES마니아 : 골드 s*****m 2026.04.12. 신고 공감0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