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랩 나이프, 나이프] 그런 나날들이었다. 나는 언제까지고 이 행복한 날들이 계속될 것이라고 믿었다. 그리고 대부분의 이야기들이 그러하듯이, 사람의 인생이란 것이 그러하듯이, 이미 시작된 비극이 그러하듯이 그런 날들은 계속되지 않는다. 그런 날들은 짧기에 달콤한 것이다. 비극은 부메랑처럼 돌아오기 마련이고, 내가 해맑게 웃던 그 시점에서 다시 우리에게로 방향을 틀었
[습지의 사랑] 물은 이영을 마주보며 환하게 웃었다. 그동안의 걱정과 불안들은 깔끔하게 자추를 감추었다. 회색빛 세상이 환해졌고, 황량해진 숲과 물가에 일렁이는 담배꽁초마저 아름답게 느껴졌다. 물은 이영이 뒤돌아 숲으로 사라질 때까지 손을 후휘 흔들었다. 안녕이 아니라, 나는 여기서 기다리고 있겠다는 의미로.
늘 누군가 자신을 맞아주고, 라디오 음악 소리가 들리던, 생기 넘치던 시절이. 집에 돌아와 낯선 이와 눈을 마주치는 게 이리도 두렵지 않은 일이었다니. 죽어가는 눈을 보지 않는 게, 살아 있는 눈을 보는 게 이렇게 심장 뛰는 일이 었다니. 그것이 비록 사람인지 괴물인지 모를 것이라 하더라도 말이다. P.37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