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폭 시!")를 애완동물 취급하는 것에 내가 격분했던 것, 여우와 사귀는 것이 테리어에게 체크무늬 천을 두르거나 앵무새에게 크래커 구걸하기를 가르치는 것과 매한가지가 아니라고 말했던 것 기억 하시는지? 이유는 이렇다. 당신이 애완동물과 시간을 보내면 그 들이 당신을 닮아간다. 반면에, 내가 우리 여우와 시간을 보냈을 땐 내가 그를 닮아갔다. 보는 쪽이 닮는 법이니까.
버림받은 새끼가 살려고 발버둥치는 것, 엄마의 보살핌을 받는 다른 새끼들보다 죽을 가능성이 큰 것은 자연적이다. 하지만 버림받고 발버둥치는 새끼를 사람들이 도와주는 것도 자연적이다. 나의 본능도 내게 그러라고 말했을 것이다. 내가 아는 것은 팬서크리크의 버림받은 새끼 사슴이 나의 본능을 시험했기 때문이다. 여우의 새끼 네 마리도 그가 자는 동안 도랑에서 뛰놀며 나의 본
우리는 사람들 개개인을 생김새와 행동거지에 따라 세밀하게 구분한다. 하지만 인간 아닌 동물에 대해서는 하나로 뭉뚱그리는 경향이 있다. 우리에겐 대체로 전부 똑같이 보이고, 똑같이 들리고, 똑같이 행동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야생동물에게 별로 공감하지 못한다. 내가 보기에 그건 우리 자신이 야생동물보다 진화했고 더 지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오만은 공감을 녹여버린다.
대체로 사람들은 「모비딕」을 미친 선장에 대한 소설로 여긴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이 소설은 자연과 야생동물을 사랑하고 아메리카들소의 멸종을 애달파하는 외톨이의 일기다. 그는 천성(그리고 아마도 자라온 환경) 때문에 자신에게 부여된 테두리 바깥에서 살 수밖에 없는 인물이다. 이슈메일은 문명사회를 멀리하고 야생의 세계 쪽으로 기울며, 사람들과는 호기심을 충족할 만큼
이슈메일과 생텍스는 터전을 먼저 선택했다. 그런 다음 그 터전에 맞는 일자리를 찾았다. 무슨 일을 하든. 일류 교육을 받고 싶다고? 그렇다고 해서 꼭 보스턴에 살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이슈메일은 "바다는 나의 하버드다"라고 썼다. 그에게 피쿼드호 승무원 생활은 일종의 대학 생활이었다. 「바람과 모래와 별들」에서 생텍스는 자신이 조종사가 된 이유를 "비행기 덕분에 도시와
행태. 터전. 이 두 가지. 행태habit는 '성격'을 뜻하는 라틴어 하비투스habitus 에서 온 말로, 우리가 어떻게 행동하고 무엇을 하는가를 가리킨다. 터전habitat 은 '거주하다'를 뜻하는 라틴어 하비타레habitare 에서 온 말로, 어디 사는가를 가리킨다. 우리의 성격과 우리의 보금자리를 설명하는 이 두 변수는 모든 생물에 적용된다. 나는 기억했어야 했다.
나는 깨달았다. 내게 무엇보다 중요한 건 무언가가 어떤 존재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행동하는가, 어떻게 살고 무엇을 하는가였다. 며칠 뒤 이 깨달음을 여우에게 들려주었다. "내가 이제 어른이 돼서 뭐가 될 건지 아니? 동사가 될 거야." 동사라고? "그래, 동사와 부사. 형용사도 괜찮아." 그동안 나는 스스로를 명사로 정의하려 했다. 동사를 써야 하는 상황에서도 오히려 직업과 동
생쥐는 우리를 물어뜯고 우리의 음식을 훔쳐 먹고 (치명적일 수도 있는) 한타바이러스를 옮긴다. 인간은 자신의 생활 공간을 생쥐가 누비고 다니는 것에 본능적 혐오감을 느끼는 듯하다. 사실 모든 대륙의 문명에서 여우를 숭배한 것은 생쥐를 죽이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왜 우리 여우는 절룩거리는 생쥐를 덮치지 않았을까? 나는 매우 중요한 주의 사항 하나를 잊고 있었다. 여우는 생
우리가 통제하는 동물은 우리를 흉내 낸다. 우리가 그들을 바라 볼수록 우리 자신의 모습이 우리를 돌아본다. 거울을 보듯. . 제나와 내가 숙소에 도착하자 '인간의 가장 좋은 친구'가 우리 바로 앞 잔디밭에 똥을 눴다. 여우는 내 앞에서 똥을 누지 않았다. 내가 내 앞에서 똥을 누는 누군가와 「어린 왕자」에 대해 이야기할 거라고 생각하는지? 호모 사피엔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