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이야기 없이 식사가 끝난다. 슬아와 웅이가 일어서고 복희는 혼자 남아 밥상을 치운다. 식탁에는 양념 묻은 빈 그릇들이 예쁘지 않은 모양으로 남아 있다. 복희 눈엔 어쩐지 그것이 처량하게 느껴진다. 그릇을 개수대에 옮기고 양념을 물로 헹궈내면서 어떤 허무함을 느낀다. 어딘가 익숙한 허무함이다. 어쨌거나 설거지는 미루지 않는 게 좋다. 여름이 다가오니 금세 날파리가 낄
언어란 질서이자 권위이기 때문이다. 권위를 잘 믿는 이들은 쉽게 속는 자들이기도 하다. 웬만해선 속지 않는 자들도 있다. 그러나 속지 않는 자들은 필연적으로 방황하게 된다. 세계를 송두리째로 이상하게 여기고 만다. 어린 슬아는 선택해야 했다. 속을까 말까. 내 아이를 '속지 않는 자'로 키우고 싶다. 여기에서 부모로서의 모순이 생겨난다. 그들은 내 말을 듣지않을 가능성이 크다
목동과 판교, 영등포와 전라도 여수까지 평정한 명강사 이슬아의 지론에 따르면 글쓰기에 관해 천재가 아닌 아이는 없었다. 동시에 계속해서 천재인 아이 역시 없었다. 꾸준히 쓰지 않는 이상 말이다. 반복하지 않으면 재능도 빛을 잃을 뿐. 즐기면서 계속 쓰라! 그는 아이들에게 탁월함과 성실함 그리고 즐거움이라는 세 가지 가치를 주입식으로 교육하며 수많은 십대 작가를 배출하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