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책

p.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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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왔군. 보자. 그다지 영양가 없는 영혼이로군. 하긴, 그럴싸한 영혼을 가진 인간이 남의인생을 훔치려 할 확률은 낮지. 꼭 이런 인간들이 간만 크단 말이야. 악마의 물건을 덥 석 가져가고. 인간 주제에 계약도 하지 않고 악마의 권능을 사용하니 영혼이 마구 깎이지 단두 번 만에 소멸된 것 보면 원체 더미가 적었던 모양이지 하긴, 긴 세월을 산다고 더미가 풍부해지는 것은 아니니
YES마니아 : 플래티넘 s******a 2026.04.25. 신고 공감0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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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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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위 나갔을 때 받았던 주먹밥 있잖아. 저번에도 말했지. 나 진짜 그 맛을 잊지 못할 것같아. 엄청 떨려서 밥도 못 먹었거든. 시위 처음이었잖아, 나. 그런데 앞에서 뒤로 전달되는 주먹밥을 받아 드니까 갑자기 차분해지는 거야. 이걸 나누어 먹는 사람들 전부 같은 마음으로 한곳에 있다고 생각하니까 힘이 나더라. 그런 게 음식의 힘인가 봐. 뭘 먹을 때 한 번도그런 감정 느낀 적
YES마니아 : 플래티넘 s******a 2026.04.25. 신고 공감0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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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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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이번 외출은 그들의 영혼이 아닌, 레시피를 탐하기 위함입니다. 영혼의 레시피, 인간들의 진실한 이야기가 담긴 레시피를 얻기 위해서는 거짓이 바탕이 되는 악마의 계약을 사용해서는 안 되죠 그러니 무단 외출을 할 수밖에요. 제가 이렇게 가끔씩 규칙을 어기지 않았다면, 지금처럼 지옥의식탁이 풍성해질 수 없었음을 인정하셔야 할 겁니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s******a 2026.04.25. 신고 공감0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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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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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싫은 건, 초라한 삶을 연명해 갈 눈곱만큼의 희망을 주기 때문이다. 이대로 얼어 죽는 건 아닐까 싶은 겨울이 계속되면 차라리 얼어 죽어 버릴 텐데, 적당한 때에 햇빛을 비춘다. 차가 쌩쌩 달리는 도로 구석에도 쑥이며 쇠비름을 피워 낸다. 전쟁이 끝났던 그다음 해 봄도 그랬다. 좁은 토굴에 웅크리고 앉아 봄을 저주했다. 이따위 인생을 이어 가게 할 거라면 차라리 오지 말라고
YES마니아 : 플래티넘 s******a 2026.04.25. 신고 공감0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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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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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비단의 현재 나이는 일흔두 살. 130여 년을 살면서 일흔 살을 넘긴 것은 처음이다. 세 번의 노년기를 겪으며 주비단은 알게 되었다. 삶은 노인에게 더 공평하지 않다. 같은 일흔 살이라도 땡볕 아래에서 일하지 않고, 당장 저녁거리를 걱정 하지 않고, 아플 때마다 병원에 갈 여유가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 나이는 동일한 세월의 할큄을 남기지 않는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s******a 2026.04.25. 신고 공감0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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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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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질색이다. 봄이 되어 사람들의 외출 빈도가 잦아지는 것이, 지하철이 붐비는 것이 싫다. 먹고살 걱정 없는 늙은이 들이 등산을 간답시고 떼거지로 몰려나와 노약자석을 다 차지하고 앉은 것이 특히나 싫다. 매일 지하철로 두 정거장 떨어진 시청에 가 노인 사회 활동 지원사업 확인 도장을 찍고 쓰레기를 줍고 화단을 파헤치다 보면 진이 쭉 빠진다. 지원 사업에 지원했던 건 몇 푼
YES마니아 : 플래티넘 s******a 2026.04.25. 신고 공감0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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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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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카피캣 식당이 더 좋네요. 카피캣. 지금은 잘나가는 제품을 그대로 따라 하는 용어로 많이 쓰지만요. 이전에, 19세 기에는 카피캣은 모방범죄를 뜻하는 단어로 더 많이 쓰였다고 해요 지금 제 상황에 정말 딱 맞아떨어지지 않나요?"
YES마니아 : 플래티넘 s******a 2026.04.25. 신고 공감0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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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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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가진 것이 많을수록 빼앗기 지 않으려 하는 법이다. 빼앗기더라도 되찾으려고 아등바등, 죽을힘을 다하게 되어 있다 최진혁에게 필요한 건 그런 주 체적인 생명력으로 넘치는 상대가 아니었다. 최진혁은 더욱 더, 서바다가 자신에게 의지하기를 바랐다. 최진혁이 없는 삶은 차라리 죽는 것이 낫다 여길 정도로. 최진혁은 서바다의 일상에서 자신이 차지하는 퍼센티지가 조금씩 높
YES마니아 : 플래티넘 s******a 2026.04.25. 신고 공감0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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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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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겨진 종이를 움켜쥔 채 얼마나 앉아 있었을까.  김수아를 구김 사이에서 끄집어낸 것은 종이 구겨지는 소리와 닮은, 빗줄기가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였다. 소리는 곧 종이 수백 장을 한꺼번에 구기듯 거세어졌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s******a 2026.04.24. 신고 공감0 댓글0
종이책

p.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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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모든 일들이 김수아의 서두 아래 이 어진진부하고도 필요한 문장들이었기에, 김수아는 매일을 꾹꾹 밑줄이라도 치듯이 견뎠다. 잘해야 해. 잘할 수 있어.
YES마니아 : 플래티넘 s******a 2026.04.24. 신고 공감0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