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왔군. 보자. 그다지 영양가 없는 영혼이로군. 하긴, 그럴싸한 영혼을 가진 인간이 남의인생을 훔치려 할 확률은 낮지. 꼭 이런 인간들이 간만 크단 말이야. 악마의 물건을 덥 석 가져가고. 인간 주제에 계약도 하지 않고 악마의 권능을 사용하니 영혼이 마구 깎이지 단두 번 만에 소멸된 것 보면 원체 더미가 적었던 모양이지 하긴, 긴 세월을 산다고 더미가 풍부해지는 것은 아니니
“ 시위 나갔을 때 받았던 주먹밥 있잖아. 저번에도 말했지. 나 진짜 그 맛을 잊지 못할 것같아. 엄청 떨려서 밥도 못 먹었거든. 시위 처음이었잖아, 나. 그런데 앞에서 뒤로 전달되는 주먹밥을 받아 드니까 갑자기 차분해지는 거야. 이걸 나누어 먹는 사람들 전부 같은 마음으로 한곳에 있다고 생각하니까 힘이 나더라. 그런 게 음식의 힘인가 봐. 뭘 먹을 때 한 번도그런 감정 느낀 적
저의 이번 외출은 그들의 영혼이 아닌, 레시피를 탐하기 위함입니다. 영혼의 레시피, 인간들의 진실한 이야기가 담긴 레시피를 얻기 위해서는 거짓이 바탕이 되는 악마의 계약을 사용해서는 안 되죠 그러니 무단 외출을 할 수밖에요. 제가 이렇게 가끔씩 규칙을 어기지 않았다면, 지금처럼 지옥의식탁이 풍성해질 수 없었음을 인정하셔야 할 겁니다.
봄이 싫은 건, 초라한 삶을 연명해 갈 눈곱만큼의 희망을 주기 때문이다. 이대로 얼어 죽는 건 아닐까 싶은 겨울이 계속되면 차라리 얼어 죽어 버릴 텐데, 적당한 때에 햇빛을 비춘다. 차가 쌩쌩 달리는 도로 구석에도 쑥이며 쇠비름을 피워 낸다. 전쟁이 끝났던 그다음 해 봄도 그랬다. 좁은 토굴에 웅크리고 앉아 봄을 저주했다. 이따위 인생을 이어 가게 할 거라면 차라리 오지 말라고
주비단의 현재 나이는 일흔두 살. 130여 년을 살면서 일흔 살을 넘긴 것은 처음이다. 세 번의 노년기를 겪으며 주비단은 알게 되었다. 삶은 노인에게 더 공평하지 않다. 같은 일흔 살이라도 땡볕 아래에서 일하지 않고, 당장 저녁거리를 걱정 하지 않고, 아플 때마다 병원에 갈 여유가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 나이는 동일한 세월의 할큄을 남기지 않는다.
봄은 질색이다. 봄이 되어 사람들의 외출 빈도가 잦아지는 것이, 지하철이 붐비는 것이 싫다. 먹고살 걱정 없는 늙은이 들이 등산을 간답시고 떼거지로 몰려나와 노약자석을 다 차지하고 앉은 것이 특히나 싫다. 매일 지하철로 두 정거장 떨어진 시청에 가 노인 사회 활동 지원사업 확인 도장을 찍고 쓰레기를 줍고 화단을 파헤치다 보면 진이 쭉 빠진다. 지원 사업에 지원했던 건 몇 푼
사람은 가진 것이 많을수록 빼앗기 지 않으려 하는 법이다. 빼앗기더라도 되찾으려고 아등바등, 죽을힘을 다하게 되어 있다 최진혁에게 필요한 건 그런 주 체적인 생명력으로 넘치는 상대가 아니었다. 최진혁은 더욱 더, 서바다가 자신에게 의지하기를 바랐다. 최진혁이 없는 삶은 차라리 죽는 것이 낫다 여길 정도로. 최진혁은 서바다의 일상에서 자신이 차지하는 퍼센티지가 조금씩 높