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 꿈을 꿨어. 익숙한 단어가 갑자기 수수께끼가 되어 앞에 놓여 있고, 내가 그 암호를 해독하려고 애쓰는 꿈 말이야. '탈선하다'라는 단어였는데, 독일어entgleisen로 먼저 생각하고 프랑스어derailler로도 생각했지. 두 장면이 패권을 잡으려고 싸웠어. 하나는 어둑어둑하게 그을린 기차가 바퀴들이 끔찍하게 끼익거리는 소리를 내며 철둑 자갈 바닥에 가라앉는 바람에 멈춰 서는 장
사물은 추억 속에서 처음으로 그 모습 그대로 제대로 보인다는 말을 하고 싶어. 첫 번째 만남에서 그 일을 씻어냈던 다른 사건들의 영향을 받지 않고 고요한 가운데 그것에만 집중할 수 있으니까. 누군가를 시끄럽고 활기찬 모임에서 만난 것과 같아. 나는 그 사람에게서 깊은 인상을 받아, 앞으로도 그 사람이 내 관심을 끌거라는 사실을 금방 알아채지. 하지만 내가 소란에 휘말리고 부
케네스 버크가 정원에서 개와 노는 모습이 보였다. 레이랜드는 그 집으로 건너가 문장을 보여줬다. 쉼표를 넣을까, 뺄까? 버크는 책을 받아 들고 상자에 걸터앉았다. 그러고 잠시 후에 대답했다. "쉼표가 중요하군. 없애면 유치하게 들리네. 짧고 건조해. 그게 끝이야. 사실 의미가 없지. 잊힌 모든 기억이 어떻게 풍요로움에 도움이 되겠나? 그렇다면 그건 전혀 모르는, 알 수 없는 풍요
"리가만이 얼어붙었다. 큰 눈송이가 며칠 전부터 느릿하게 내린다. 문밖으로 나서면 제일 먼저 들리는 것은 적막뿐이다. 그러다가 시간이 좀 지나면 떨어지는 눈송이 소리가 들린다. 내가 아는 한 가장 나지막한 소리다. 이따금 얼음이 삐걱거리는 소리도 들린다. 그 후에는 더 조용해진다. ······나는 식탁에 앉아 일한다. 춥다. 색이 벗겨져 우중충한 구식 라디에이터는 창틀이 썩은 유
"뉴스에서 온갖 비참한 일을 보게 되지 않나. 빈곤과 궁핍, 피난과 추방. 언어가 아니라 물이 필요한 수만, 수십만 명의 사람들. 나는 책상으로 가서 스스로에게 묻지. 내가 여기서 하는 일이 그들의 비참함을 덜어주나? 무의미하게 만들어주기까지 할까? 다른 사람들이 얼어 죽지 않으려면 어디서 자야 할지 모를 때, 쉼표와 세미콜론 중에 뭘 써야 하 는지 진지하게 고민할 수 있을까?
"그때 거리로 나서서 이른 오후의 눈부신 햇살을 마주한 나는 뭔가 기이한 경험을 했어."레이랜드가 말했다. "그게 그냥 느낌이었는지 아니면 생각이었는지는 모르겠어. 지금 나온 방향보다 아까 햇빛에서 교도소의 그늘로 들어설 때가 눈이 더 부시고 아픈 것 같았지. 나는 마음속으로 이 모순을 '어둠에 눈이 부시다'라고 표현했어. 정신 나간 소리야. 안 그래?" #리딩런교도소의 억압
이 모든 것은 고요함을 향한 나의 갈망과 관련이 있는 것 같아. 타인의 기대는 고요 속에서는 침묵하지. 동물의 소리를 포함한 자연의 소리는 피해를 주지 않아. 고요에서 중요한 것은, 나를 괴롭히고 나 자신에게서 멀어지게 할 수도 있는 타인의 기대가 들리지 않는다는 점이야. #리딩런타인의 기대에서 벗어나야 비로소 나로 존재할 수 있다는 이야기 같다.
이제까지 중요한 것은 언어였다. 모든 것은 이름이 불리고 이야기된 후에야 실제로 존재했다. 레이랜드가 찾아 나선게 아니라 그게 그에게 와서 부딪쳤다. 처음부터 그랬다. 언어 없이 사물에 도달하기를, 사물과 사람과 감정과 꿈에 닿기를 원할 때도 자주 있었지만 언제나 그 사이에 언어가 다시 끼어들었다. 언어로 이해해야 제대로 경험할 수 있다고 말할 때면 사람들은 어이없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