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나 생태계 법칙으로 보면, 땅에 붙어 자라는 이끼는 높게 자란 다른 식물들에 비해 햇빛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동물들의 먹이가 될 가능성이 더 커. 심지어 수분도 많이 필요로 해. 바오바브나무는 몸에 물을 저장해두었다가 쓰는데, 이끼는 그런 것도 아니잖아. 그럼 더 빠르게 멸종되어야 했는데 이끼는 터를 잡은 이후, 단 한 번도 물러난 적 없어. 환경에 적응해 어떤 개체보다
소마, 나는 우리가 이끼였으면 좋겠어.나는 그게 무슨 뜻이냐고 묻는다.바위틈에도 살고, 보도블록 사이에도 살고 멸망한 도시에서도 살 수 있으면 좋잖아. 고귀할 필요 없이, 특별하고 우아할 필요 없이 겨우 제 몸만한 영역만을 쓰면서 지상 어디에서든 살기만 했으면 좋겠어. 햇빛을 많이 보기 위해 그림자를 만들지 않고, 물을 마시지 못해 메마를 일도 없게. 그렇게 가만 하늘을 바
"네가 살았으면 좋겠어."저 멀리서 바람 소리가 들려온다."제발 나 좀 잊고 살았으면 좋겠어. 아무렇지 않게."나라면 절대로 하지 않았을 생각을, 그 애가 말한다."나를 잊고 마냥 행복할 수는 없어?"그럴 방법은 없다. 드문드문 행복은 느낄 수 있을지 몰라도 잊을 수 없고. 잊을 수 없다면 마냥 행복할 수 없다. 내가 행복할 방법은 딱 하나다. 애초에 그 애가 죽지 않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