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책

p.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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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미경으로 양파의 단면을 들여다보던 순간을 기억한다. 확대된 양파의 단면에는 양파 아닌 것들이 가득했다. 흐느적거리는 실선, 둥둥 떠다니는 기포, 한 겹 벗겨낸 듯한 색감, 그 안에서 양파는 마치 동물처럼 웅크리고 있었다. 그것은 내가 본 최초의 이야기다. 현미경의 친절함은 곧 노련한 거짓말이다. 렌즈의 배율이 높아질수록 사실은 과장되고, 사실 아닌 것은 뚜렷해진다.
YES마니아 : 로얄 s*****m 2026.04.05. 신고 공감0 댓글0
종이책

p.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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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가 진짜 달이 떠오른 것은 아닐까. 진짜 두 번째 달 말이다. 어쨌거나 그 모든 것들은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이 사회의 거짓말이 어떤 증거 도 남기지 않은 것처럼 어쩌면 달은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할 만한 범죄를 계획했던 것인지도 모른다. 들킬 때까지 계속할 거짓말을.
YES마니아 : 로얄 s*****m 2026.04.05. 신고 공감0 댓글0
종이책

p.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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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이 매일 알을 낳는 것이 아무렇지 않은 일이듯, 달이 매달 또 다른 달을 낳는 것 역시 대수롭지 않은 일이 되었다. 달의 번식은 여전히 두렵고 알 수 없는 현상이었지만, 그 두려움 역시 습관처럼 굳어버렸다. 아무도 망언하지 않았고, 아무도 테러하지 않았다. 어떤 동물도 도로를 점령하지 않았고, 어떤 과자에서도 애벌레가 나오지 않았다. 신문을 장식하는 것은 오로지 기계처럼 움
YES마니아 : 로얄 s*****m 2026.04.05. 신고 공감0 댓글0
종이책

p.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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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라는 말 아십니까? 뭐, 요즘 뉴스에서 우주 전체의 위기라고 강조들을 해대니, 모르실 리가 없겠습니다만, 그렇다면 위기라는 말이 어떻게 만들어진 것인지도 아십니까? 모르십니까? 위기는, 위험과 기회가 함께 어우러져서 만들어낸 단어입니다. 여러분, 요즘 위기다 비상사태다 하는데, 이럴수록 우리는 한 그루 사과나무를 심어야 하겠습니다. 늘 흔들림 없이 정연한 자세가
YES마니아 : 로얄 s*****m 2026.04.05. 신고 공감0 댓글0
종이책

p.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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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질문의 답이 사실인지 아닌지가 중요한 게 아니에요. 뉴스가 되느냐 덜 되느냐. 그뿐이죠." "그게 보도할 때는 효율적인 걸요. 생각해봐요. 달과 관련된 미신들을 믿는 건, 달이 정말 초인적인 힘을 가져서가 아니라구요. 대중매체나 소문으로 달의 어떤 능력에 대해 반복해서 떠들면, 사람들은 우선 그 이야기에 대해 익숙해지죠. 점점 많은 사람들이 믿게 되고, 어떤 사람들은
YES마니아 : 로얄 s*****m 2026.04.04. 신고 공감0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