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순간, 정해는 흔들리는 배의 선실에 있었다. 담요를 두르고서 막 해열제를 삼킨 우영을 마주 보고 있었따. 파도를 타는 배의 리듬이 흔들리는 요람에 누워 있는 듯 편안했다. 우영이 졸음기 가득한 눈으로 입을 뻐끔거린다. 소리가 머릿속에서 들리는 듯하다."나 약속 지켰지."정해는 대꾸했다."네가 지키긴 뭘 지켜."
사실 이 역함이 어디서 온 것인지 안다. 이건 부정과 분노와 의심, 그리고…… 배신감이었다. 그 애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정말 먼저 떠나버렸다는 걸, 마지막 모습을 눈에 담지조차 못했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가 없다. 그러니 알아내야 한다. 받아들일 수 있도록. 어떤 의문도 미심쩍음도 남지 않도록. 소화를 하기 위해서는 씹어야 하는 법이다. 이와 혀로 감각해야 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