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심판도 용서도 받지 못한 나는 그대로 입구에 세워져 있다. 마치 그들이 나 대신 이미 후회하고 반성하고 사죄한 것 처럼. 네게는 아무것도 줄수 없어. 네게는 변명도 참회도 사죄할 권리도 주지 않을 거야. 왠지 모르게 나 혼자만 이들 모두로부터 몹시 미움을 받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P.319 중에서
익명이라는 악마..... 세상 사람들은 대체로 익명을 부여받음으로써 인간의 본성을 드러낼 수 있다고 믿고 있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만약 내가 익명으로 뭔가를 할 수 있다면 나는 절대 진정한 자신을 드러내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과장에 과장을 덧붙인 위선적인 자신을 연출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요즘 세상에서는 '있는 그대로 산다'는 풍조가마치 미덕처럼 여겨지고 있지만, 있는
솔직히 나는 인간의 아니, 이 세상의 악의라는 모든 악의에 완전히 질려버렸다. 물론 내가 질려 하든 말든 간에 이 세상에 악의는 존재할 테고, 그렇다고 눈을 질끈 감고 외면하면 그건 너무 방관적인 태도가 아니냐고 비웃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나는 그렇게 비웃는 사람의 그 악의마저도 이제는 진절머리 나게 싫다. P.103 중에서
"여기서 사는 건 나와 나오키 두 사람뿐이잖아. 그런데 가끔 난 여기에 또 다른 누군가가 살고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들어. 뭐라고 잘 표현할 순 없지만, 그건 분명 나와 나오키 둘이서 만들어낸 괴물 같은 존재일 거야." 그러나 미사키는 그 녀석 때문에 우리 사이가 나빠진 거라고는 하지 않았다. 단지, 사람과 사람이 서로 기대어 살다 보면 원하건 원하지 않건 그런 괴물 같은 존재를
그런저런 이유로 나는 내 자신이 득을 보는 차원에서 행동을 했는데도 고토도 요스케도 미라이도 사토루도 어째서인지 무슨 문제만 생기면 당연한 듯이 내게 상담을 하러 온다. 오늘 밤 고토의 일만 해도 그렇지만, 누가 상담을 요청해도 나는 진심으로 걱정을 해준 일이 없다. 그런데 그런 무심한 듯한 모습이 다분히 삐뚤어진 구석이 있는 그들에게는 일종의 이해심으로 느껴지는지, 본
"이봐, 나오키. 넌 사토루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 "어떻게 생각하다니?" 돗자리 위에서 몸을 뒤치락거리던 나오키의 뺨에 마른 잔디가 붙어 있었다. "그러니까 어떤 아이 같냐는 뜻이야." "별 생각 없어. 그냥 흔히 보는 요즘 애들 같다고 생각해." "그래?"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야. 아까부터." "그러니까 말이지. 아, 그래, 이렇게 설명하면 되겠다! 말하 자면 사토루는 요스케가
세상 사람들은 대체로 익명을 부여받음으로써 인간의 본성을 드러낼 수 있다고 믿고 있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만약 내가 익명으로 뭔가를 할 수 있다면 나는 절대 진정한 자신을 드러내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과장에 과장을 덧붙인 위선적인 자신을 연출할 것이라고 생각한 다. 요즘 세상에서는 ‘있는 그대로 산다’는 풍조가 마치 미덕처럼 여겨지고 있지만, 있는 그대로의 인간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