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만 나타났다가 흩어지는 풍경이 있다. 그 꿈 같은 장면 속에서 태린은 낡은 황동색 지구본을 돌린다. 드르륵 소리를 내며 손안에서 미끄러지는, 묵직한 무게와 부드러운 질감을 지닌 작은 지구. 고개를 들어 보면 이제프가 태린을 내려다보고 있다. 그때 그는 미소를 짓고 있었던가, 아니면 어쩐지 슬픈 눈빛을……
충돌이 아닌 공생. 이 책이 내게 주는 가르침이었다. 태린에게 모든 것을 다 내어준 이제프 파로딘은 그녀가 쏜 총에 맞아 죽음을 맞이한다. 이제프를 뺀 나머지는 해피엔드. 결말이 다소 허무했다. 2아득한 지평선이 펼쳐져 있었다. 살면서 한 번도 본 적 없는 연분홍색 노을이 시선이 닿는 곳 끝에서 끝까지 하늘을 물들였다.옆에는 이제프가 서 있었다. 오렌지색 탐사복을 입은 이제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