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그가 징글징글하지만 그의 오물이 여전히 남아 있는 자기 몸도 징글징글 하기는 마찬가지다. 안을 청소할 방법을 생각해 내야 한다. 이런 생각이 들면 즉시 차단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무너질지 모른다. 그녀는 자신을 둘로 쪼개 좀더 냉정하고 깨끗한 쪽과 함께 지낸다. 이제는 이름도 있다. 캐리스. 가엾다
캐리스는 닭들이 모이 먹는 모습을 지켜본다. 그러고 있으면 그렇게 기쁠 수가 없다. 논리적으로 근거가 있는 기쁨은 아니다. 닭들이 얼마나 탐욕스럽고 이기적이고 냉정한지, 서로에 게 얼마나 잔인한지, 어떤 식으로 패거리를 짓는지 그녀도 알고 직접 목격한 바도 있으며 기억하고 있다. 머리를 쪼여서 껍질이 훤히 보이는 녀석이 최소한 두 마리다. 닭들은 평화로운 채식주의자도 아
“그런데 고아로 사니까 좋은 점도 한 가지 있더라.” 지니아가 생각에 잠긴 투러 말한다. 흠잡을 데 없는 그녀의 콧구멍에서 두 줄기 연기가 흘러나온다. "남들한테 좋은 소리 들으려고 애쓸 필요 없다는 거." 그녀는 남은 커피를 마시고 담배를 끈다. "원래 내 모습으로 살 수 있다는 거." 토니는 지니아의 검푸른 눈을 바라본다. 그곳에는 그녀가 바라는 그녀의 모습이 담겨 있다. 트
이미 오토는 너무 깊숙이 들어갔다. 이미 하늘에서 큼지막한 핀셋이 다가오고, 바위 뒤에 숨어 있던 녹색 후추알들이 달려 나와 불모의 해안선을 따라 추격에 나선다. 토니는 마음이 불편하지만 어쩔 수 없다. 너무 늦었다. 1000년이나 늦었 다.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그 해변을 찾아가는 것뿐이다. 그녀는 실제로 찾아가 태양이 이글거리는 메마른 산맥을 보았고, 스크랩북에 넣
역사는 언제나 시간을 거슬러 기록된다. 토니는 이 문장을 거꾸로 적는다. 우리는 늘 어떤 의미심장한 사건을 선택해 그 원인과 결과를 분석하지만 그 사건이 의미심장한지 아닌지를 결정하는 사람은 누구일까? 바로 우리다. 우리가 이편에 있다면 그 사건과 사건의 당사자들은 저편에 있다. 그들은 오래전에 사라진 과거인 동시에 우리 손 안에 있다. 로마의 검투사처럼 우리에 의해 좌
(…) 역사는 하나의 건축물이다. 어느 지점으로든 들어갈 수 있고 모든 선택이 임의적이다. 그래도 연속성을 깨뜨리고 시간의 흐름을 바꾼 결정적 순간, 기준점으로 삼을 만한 순간은 있는 법이다. 우리는 그런 사건들을 돌아보며 그때부터 모든 게 달라졌다고 말한다. 그런 사건들이 출발점이 되고 종착역이 된다. 이를테면 탄생과 죽음, 결혼이 그렇다. 전쟁 역시 마찬가지다. #리딩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