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 나는 지금 여기 있다, 나는 지금 여기 앉아 있다, 문득 공허감이 나를 덮쳤다, 마치 지루함이 공허함으로 변해 버린 것 같았다. 아니 어쩌면 그것은 두려움일지 몰랐으니, 왜냐하면 가만히 앉아 마치 아무것도 없는 공허 속을 바라보듯 앞쪽을 멍하니 바라보았을 때 나는 두려움을 느꼈기 때문이다. 텅 빈 무의 세계.
지금 그 존재는 더이상 순백색 빛을 발하지 않지만, 그렇다, 그는 더이상 존재하지 않지만 여전히 그곳에 있는 듯 없는 듯 존재하고 있다, 반짝인다는 말, 순백색이라는 말, 빛을 발한다는 말의 의미도 사라진 것 같다, 마치 모든 것의 의미가 사라진 것 같다, 의미라는 것, 그렇다, 의미라는 것 자체가 더는 존재하지 않는 듯하다, 모든 것은 단지 거기 있을 뿐이고, 그것들은 모두 의미
나는 둥근 바위에 앉아 검은색 양복을 입은 남자를 바라본다.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나는 지금 어디에 있는 것일까, 그렇다, 나는 지금 숲속에 있다, 하지만 평범한 보통의 숲에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 안 그런가.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