싫은 걸 싫다고 말하지 못하고, 좋은 것도 흠칫흠칫 남의 것을 도둑질이라도 하는 양 지독히도 씁쓸하 게음미하다 말로 표현하지 못할 공포감에 몸부림칩니다. 요컨대, 저한테는 양자택일의 능력조차 없었던 것이지요. 이것이 훗날의 소위 '참 부끄러운 생애'의 중대한 원인이 되기도 한 성격 중 하나였던 것 같습니다. 대체 왜?선하고 마음이 약한 사람들이 눈치보는 삶을 살아와서 일
어떻게든 좋으니 웃기기만 하면 된다. 그러면 인간들은 내가 그들의 소위 '삶' 바깥에 있더라도 크게 신경 쓰지 않을 테니까. 무조건 인간들의 눈에 거슬려서는 안 된다. 나는 무이며, 바람이며, 허공이라는 생각만이 자꾸만 더해져 저는 광대 짓으로 가족을 웃기고, 또 가족보다 더 불가사의하고 무서운 하인이며 하녀한테까지 필사적인 광대 서비스를 했습니다.